새로 발견한 유병언 회장 여행가방 내용물 보니

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도피 전 준비한 여행용 가방 3개가 추가로 확보됐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인천지검은 1일 유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여행·이민용 가방 3개를 경기도 안성에 있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 박아무개씨 자택에서 지난달 20일 추가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금은 없었고 만년필과 산삼 세트 등 비교적 고가의 기념품이 가방에 담겨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이 확보한 유씨의 도피용 가방은 모두 10개로 늘어났다. 3개의 가방 중에는 1번 띠지가 붙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도 포함됐다.

　이 가방들은 유씨가 도피 생활을 하기 전 ‘신엄마’ 신아무개(64·여)씨가 지난 4월 22일께 박씨에게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이번에 추가로 확보한 유씨의 가방은 회색 여행용 가방 1개와 크기가 더 큰 이민용 2개다.

　테이프로 밀봉된 여행용 가방에는 몽블랑 등 고가 만년필 30여 세트 등이 가득 들어 있었고, 이민용 가방 2개에는 산삼 세트, 기념주화 등 각종 기념품과 장세척용호스, 옥돌 등이 담겨 있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가방에서 현금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체크무늬 이민용 가방 안에선 ‘1번’이라고 적힌 띠지가 떨어진 상태로 내용물과 함께 들어 있었다.

　검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한 결과 여행용 가방 왼쪽 위에 남겨진 테이프 일부가 5번 띠지의 재질과 동일하다는 의견이 나옴에 따라 여행용 가방에 붙었던 ‘1번 띠지’를 박씨가 떼어 내 이민용 가방에 넣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월 순천 별장과 8월 ‘김엄마’ 김명숙(59·여)씨의 친척 자택에서 유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도피용 가방 7개를 확보했고 이들 가방에는 현금 25억원과 권총, 이슬람칼, 기념주화, 개인 소지품 등이 담겨 있었다.

　검찰은 “정치권 로비 리스트와 비자금 장부 등이 1번 띠지의 가방에 들어 있었을 것이라는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며 “지금까지 수사한 결과로 봐서는 (외부에서) 1번 띠지 가방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