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 반발…야당 내정철회 촉구
여당쪽 위원만 표결, 야당쪽 위원은 불참
여당쪽 위원만 표결, 야당쪽 위원은 불참
방송통신위원회가 편향적 역사관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이인호(78) 서울대 명예교수를 한국방송(KBS) 이사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추천했다.
방통위는 1일 “전체 상임위원회에서 이길영 이사장 사퇴로 자리가 빈 한국방송 보궐이사에 이인호씨를 추천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박 대통령이 그를 임명할 경우, 내년 8월까지 이 전 이사장의 잔여 임기를 채우게 된다. 최고령 이사가 이사장으로 호선되는 게 관행이이서, 이 교수가 이사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방통위 의결은 여당 추천 상임위원들만 참여한 채 이뤄졌다. 고삼석·김재홍 야당 추천 상임위원은 검증 시간 확보 등을 이유로 표결 연기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야당 쪽 위원들은 회의장을 떴고, 최성준 방통위원장 등 여당 추천 위원 3인은 표결을 강행했다. 뉴라이트 성향의 역사관을 보여온 이 교수는 최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교회 발언과 관련해 “(문씨의) 교회 강연을 보고 감동받았다”고 하는 등 문씨를 옹호한 적이 있다. 김재홍·고삼석 상임위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여권 위원들의 강행 처리를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방송 구성원들은 반발했다. 한국방송 노동조합(1노조)은 성명을 내어 “편향된 역사관을 가진 이 교수는 이사장 역할을 수행하기에 매우 부적절하다”면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새노조) 쪽도 반대 뜻을 명확히 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국방송 기자협회 관계자는 “이사장은 보도에도 개입할 수 있는 자리”라며 “향후 보도 등에 개입하려는 시도가 보인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성명을 내, 이 교수 조부의 친일 이력을 거론하며 이사장 내정 철회를 촉구했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임명과 함께 공영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청와대의 ‘라인업’이 만들어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정국 이유주현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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