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족대책위원회 법률대리인 배의철 변호사
배의철 ‘세월호가족대책위’ 변호사
변협 전 회장들의 주장 납득 못해
“변호사로서, 인간으로서 돕는 것”
팽목항서 ‘정부·언론 창구’ 111일째
“이분들, 가족·국가 동시에 잃었다”
변협 전 회장들의 주장 납득 못해
“변호사로서, 인간으로서 돕는 것”
팽목항서 ‘정부·언론 창구’ 111일째
“이분들, 가족·국가 동시에 잃었다”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왜 편향적이라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전 회장 몇몇의 의견이 오히려 대표성이 결여된 거죠.”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법률대리인인 배의철(37) 변호사는 여전히 진도 팽목항에서 피해자 가족들을 돌보느라 뛰어다니고 있었다. 유족들을 대신해 정부와 언론을 상대하는 대변인 역할까지 한 지가 어느덧 111일이다.
3일 진도체육관에서 만난 배 변호사는 일부 대한변호사협회(변협) 전임 회장들이 현 변협 집행부의 세월호 유가족 지원을 두고 ‘정파적 편향’이라고 주장한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변협 소속 변호사 1043명은 세월호 사고 100일째인 7월24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선언을 발표했다. 배 변호사는 “세월호 특별법이 형사사법 체계를 흔들지 않는다는 내용인데, (선언 내용에 동의를 받기 시작한 뒤) 하루도 안 돼 그렇게 많은 변호사들이 동참했다. 얼마나 많은 변호사들이 특별법 제정에 공감하는지를 보여줬다”고 했다.
배 변호사는 사고 발생 사흘째 되던 날 진도를 찾았다. 뭐라도 도와야겠다는 마음이 앞섰다. “변호사로서, 그리고 한 명의 인간으로서 가족을 잃은 비통함에 빠진 사람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가 도착한 진도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비탄과 지독한 불신에 빠져 있었다. 수학여행 간다며 즐거워하던 아이들을 하루아침에 잃은 부모들은 그 누구도 믿지 않았다. 돕겠다고 나선 변호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았다. 난감해진 그는 경기 안산으로 발길을 돌렸다. 희생자들 장례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 문제부터 도와야겠다 싶었다. 가족대책위 사무실 근처 벤치에 앉아 비를 맞으며 무작정 가족들을 기다리기도 했다. 그리고, 그에게 말을 건네는 가족들이 생겼다. 배 변호사는 유족들의 법률대리인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5월16일 세월호 가족대책위와 변협 사이에 법률지원 업무협약이 체결됐다. 배 변호사는 이튿날 변협 세월호 특별위원회 간사 자격으로 다시 진도를 찾았다.
“세월호 사고로 실종자 가족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고 동시에 국가에 대한 신뢰도 잃었다.” 배 변호사는 “정부는 실종자들을 찾는 데 우선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을 통해 국가에 대한 신뢰와 믿음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2012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그는 공익법률사무소를 운영하며 소외된 이들의 인권 보장에 힘써왔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진도/이재욱 박기용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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