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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제단에 아이들 좋아하던 과자 올리고 하염없는 눈물만…

등록 2014-09-08 12:17수정 2014-09-10 14:19

추석인 8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초지동 세월호 합동분향소에서 단원고 희생자 어머니들이 서로 부등켜 안고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안산/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추석인 8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초지동 세월호 합동분향소에서 단원고 희생자 어머니들이 서로 부등켜 안고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안산/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추석날 안산 합동분향소 찾은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
‘가족 합동 기림상’ 앞에서 서로 “울지말자” 며 다독여
146일 전만해도 상상하지 못한 추석이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박성호 학생의 아버지 박윤오(50)씨네 가족은 이날 끝내 한자리에 모이지 못했다. 아내는 청운동에, 딸은 광화문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외치며 자리를 지켰다. 박씨만 자식과, 아직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 10명을 기리기 위해 세월호 합동 분향소를 찾았다. “원래대로라면 그냥 평범한 추석이었겠죠. 이렇게 가족끼리 뿔뿔히 흩어진 추석을 맞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8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가족 합동 기림상’이 차려진 경기도 안산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 제단에는 과자가 놓였다. 아이들이 좋아했던 것이라고 했다. 김빛나라 학생을 위해서는 사이다가, 김수빈 학생을 위해서는 컵케익이 놓였다. 감자칩, 초코과자, 햄버거, 잡채 등 아이들이 평소 먹고싶어 했던 음식을 놓고 유가족은 손을 모아 기도했다.

추석인 8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부곡동 하늘공원에 단원고 희생자들이 안치된 납골묘을 찾은 한 유가족이 아이의 영정사진을 닦아주며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안산/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추석인 8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부곡동 하늘공원에 단원고 희생자들이 안치된 납골묘을 찾은 한 유가족이 아이의 영정사진을 닦아주며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안산/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곳곳에서 오열도 터졌다. 서로 ‘울지말자’며 다독이는 가족들도 보였지만, 아이의 영정사진을 보며 거의 모든 유족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세월호에서 희생된 김혜화 학생의 아버지 김형기(50)씨도 과자를 들고 분향소를 찾았다. 김씨에게도 역시 고향을 찾는 평범한 추석은 없었다. 김씨는 “우리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가족이 고향에 가지 못하고 있다. 상황은 하나도 변한게 없는데, 아이들 생각하면 가족과 만나 웃고 명절 분위기를 즐긴다는 게 죄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세월호 특별법 협의는 추석 이후로 미뤄졌다. 가족들이 요구하는 기소권·수사권을 가진 독립적인 수사기구 요구는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하며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김병권 세월호가족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기림상 앞에서 “우리 희생자들의 피로 대한민국이 안전한 나라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제발 명절이 끝나면 유가족이 원하는 특별법을 제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추석인 8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부곡동 하늘공원에 단원고 희생자들이 안치된 납골묘을 찾은 한 유가족과 동료 학생들이 합동 분향하고 있다. 안산/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추석인 8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부곡동 하늘공원에 단원고 희생자들이 안치된 납골묘을 찾은 한 유가족과 동료 학생들이 합동 분향하고 있다. 안산/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유가족들이 희생자를 기릴 시간은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 기림상을 올리고 나온 유족들은 학생들이 봉안된 안산 하늘공원에서 피자와 치킨, 바나나향 우유를 두고 추모한 뒤 다시 광화문으로, 청운동으로 향했다. 김빛나라 학생의 어머니 김정화(46)씨는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가 세월호 특별법을 지지하는 시민들과 만날 계획이다. 자식과 함께 할 시간도 부족한데 또다시 정부와 국회를 향해 법안을 촉구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 서글프다”고 말했다.

안산/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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