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300억 들여 2016년 완공“
추진 5년만에 밝혔으나
운영비·작품구입비 오리무중
문화예술계는 거센 반발
“이 화백은 대구와 연관성 없어”
추진 5년만에 밝혔으나
운영비·작품구입비 오리무중
문화예술계는 거센 반발
“이 화백은 대구와 연관성 없어”
대구시의 ‘이우환 미술관’ 건립사업을 두고 문화예술계의 반발이 거세다. 5년 동안 사업을 추진했지만 여전히 누구의 어떤 작품을 어떻게 구해서 전시할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9일 300억원을 들여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 2016년 말 완공 목표로 15개 전시실을 갖춘 ‘만남의 미술관: 이우환과 그 친구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술관은 2만5868㎡ 터에 지하 1층 지상 2층(건축면적 6814㎡)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오는 11월 설계가 끝나고, 내년 초 착공된다.
2009년부터 ‘이우환 미술관’ 건립을 추진한 대구시는 지난해 2월 일본 현대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를 맡는 조건으로 이우환 화백과 ‘미술관 유치 약정’을 맺었다.
하지만 이 화백 작품을 전시할 3개 전시실 외에, 나머지 12개 전시실에 들어갈 ‘이우환의 친구들’이 누군인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이 화백은 미술관에 작품을 전시할 작가 8~11명을 직접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술관은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라 제1종 미술관으로 분류돼, 작품 등 전체 자료가 100점 이상이어야 미술관 등록을 할 수 있다. 미술관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증이나 무상임대뿐만 아니라, 대구시가 돈을 주고 작품을 주기적으로 사들이거나 빌려 와야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대구시는 미술관 운영비와 작품 구입비를 밝히지 않고 있다.
최수환 전 대구 민예총 회장은 “이 화백은 국적만 한국일 뿐 일본 미술가이며 대구와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제대로 평가도 하지 않고, 세금으로 그의 미술관을 지어 운영하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대구시가 기대하는 경제적·문화적 효과에 의구심이 들며, 무엇보다 추진 과정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문화예술정책과 관계자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문화예술계나 시민들과 소통이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오는 12일 이우환 작가가 직접 대구를 찾아 설명회를 열면 많은 궁금증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환은 1936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1956년 서울대 미대를 중퇴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미술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캔버스에 밑칠 없이 선과 점을 반복적으로 그려 넣는 일본 모노파의 창시자로 불린다. 하지만 미국 미니멀리즘을 동양적으로 재해석한 작가라는 평가와, 미니멀리즘의 아류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동시에 받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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