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8월 승무원 성희롱 등 경찰 인계 사건 20여건
“기착 즉시 공항경찰대 넘기거나 고소·고발할 것”
“기착 즉시 공항경찰대 넘기거나 고소·고발할 것”
여객기 안에서 승객이 여성 승무원을 성추행하거나 성희롱하다 적발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문제의 승객들은 모두 현지 공항경찰대에 넘겨졌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기내에서 폭행·협박 등 안전운행을 저해하는 승객은 현지에서 즉각 공항경찰대에 넘기거나 추후 고소·고발 등을 통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11일 대한항공이 낸 자료를 보면, 지난달 25일 싱가포르발 인천행 KE642편 여객기에서 싱가포르 국적의 한 승객이 객실 승무원의 치마 속을 핸드폰으로 여러 차례 몰래 촬영하다 발각됐다.
승무원은 기장에게 이런 사실을 바로 알렸으며, 해당 승객은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경찰 조사를 받고 당일 싱가포르로 강제 추방됐다. 경찰 조사에서 문제의 승객은 본인 휴대폰이 아니라고 끝까지 발뺌하는 등 강력히 부인했지만, 탑승했던 다른 승객들이 불법 촬영하는 것을 봤다는 증언을 하자 결국 사진촬영 사실을 시인했다고 대한항공 쪽은 전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미국 로스엔젤레스(LA)발 인천행 여객기에서 지속적으로 술을 요청하던 미국 국적의 한 남성이 이를 저지하는 승무원에게 성적 모욕을 주는 발언을 일삼다가 경찰에 인계돼 처벌을 받은 일이 있다. 당시 문제의 승객은 이륙 직후 6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승객들이 대부분 잠이 든 사이 여승무원을 불러 양주 3잔을 연거푸 마신 뒤 맥주를 다시 주문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불만을 품은 해당 승객은 여승무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가 달려온 사무장으로부터 구두경고를 받았으며, 이후 욕설과 함께 고함을 지르며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올리는 등 난동을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인천발 울란바토르행 여객기에서도 미국 국적의 한 승객이 기내식 서비스를 하던 승무원에게 팔과 엉덩이 등으로 신체접촉을 시도했다가 경찰에 넘겨진 바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1~7월 기내 안전을 위협하고 승무원을 폭행해 경찰에 인계된 승객 난동 사례가 18건에 이른다고 지난달 초 발표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기내에서 폭력뿐만 아니라 승무원과 승객들에 대한 성추행·성희롱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행동은 명백한 불법 행위로, 개인적 망신은 물론 법적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최익림 기자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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