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한국전력공사(한전)로부터 현금 1600만원을 받아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뿌린 이현희 경북 청도경찰서장을 12일 경질했다. 경찰청은 이 전 서장이 돈을 받은 경위와 출처, 추가로 받은 돈이 있는지를 수사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들을 대상으로 다액의 돈봉투를 돌린 행위는 법질서를 확립해야 할 서장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동으로 판단해 신속히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 이 서장의 후임으로는 송준섭 대전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이 임명됐다.
경찰청은 이날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수사관 5명을 청도로 내려보내 이 전 서장을 상대로 돈의 출처와 사용처 등을 조사했다. 앞서 이 전 서장은 “내가 먼저 한전에 돈을 요구했고, 이를 주민들에게 돌렸다”고 시인한 바 있다. 경찰청은 이 전 서장이 받은 돈의 일부를 따로 챙기지 않았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 전 서장은 추석 이튿날인 9일 청도경찰서 직원을 시켜 100만~500만원이 든 돈봉투 8개를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들에게 돌린 사실이 드러나 경찰청 감찰을 받고 있었다.
송호균 기자 ukno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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