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국미사 발언을 문제삼아 천주교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 소속 박창신(72) 신부에게 경찰이 2차 출석을 요구했으나 박 신부는 응하지 않았다.
전북지방경찰청 보안과는 지난해 11월22일 전북 군산시 수송동성당에서 열린 ‘불법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 강론 중 일부 발언을 문제삼아 박 신부에게 지난 1일 1차 소환 통보했다. 그러나 박 신부가 불응하자 12일 오전 10시까지 소환 조사에 응하라고 2차 통보했다.
천주교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은 12일 ‘박창신 신부에 대한 2차 출석요구서를 거부하며’라는 성명을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사제의 강론에 국가안보 논리와 종북의 칼을 들이대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넘어 사제 개인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다. 2차 출석요구도 당연히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제단은 또 “박 신부의 출석요구는 최근 국가권력기구에 의해 행해진 내란음모사건, 진보정당 해산청구 등 시민의 저항과 권력에 대한 비판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정치적 억압기제의 일부로, 공안통치 체제의 일상화로 귀결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박 신부에 대한 수사 중단과 박근혜 대통령 사퇴를 촉구했다.
경찰은 박 신부가 2차 소환에도 불응함에 따라 3차 소환을 통보할 방침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박 신부가 계속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 3차까지 소환 통보를 한 뒤 검찰과 협의해 조사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활빈단 대표 홍정식씨 등 보수성향의 단체들은 박 신부의 시국미사 일부 발언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잇따라 검찰에 고발하거나 진정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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