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경찰관 꿈꿨던 지숙에게
사랑하는 딸 지숙에게.
딸, 잘 지내고 있지? 엄마, 아빠, 남동생은 그럭저럭 지내고 있어. 우리 딸 얼굴 못 본 지도 다섯 달이 넘었네? 수학여행이 너무 길다. 보고 싶다.
배려심 많고 이해심 많은 우리 딸. 엄마, 아빠는 온통 미안한 마음뿐이다. 생일이 빨라서 학교를 1년 일찍 보낸 것도 미안하고, 뚱뚱하다고 엄마가 놀린 것도 미안하고, 맘껏 살게 해줬어야 했는데 그렇게 못해준 것도 미안해. 살 뺀다고 매번 저녁 끼니 못 먹고 수학여행길 떠나보낸 것도 정말 미안하다.
엄마는 지숙이가 엄마 딸이어서 정말 행복하다. 지숙이를 자랑스러워하며, 순간순간 부끄럽지 않은 엄마로 살아갈게. 지숙이는 엄마, 아빠가 살아가는 이유이고 의미라는 걸 잊지 마. 다음 생애에도 엄마 아빠 딸로 태어나주길 바랄게.
딸, 엄마와 아빠와 남동생이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켜봐 줘. 우리 딸 지숙이를 영원히 사랑하며 살아갈게. 영원히 기억하며 살아갈게. 사랑한다, 우리 딸 지숙아.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이 모든 게 꿈이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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