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 인터넷에 “일방적 폭행”
대책위, 21일 새 집행부 선출키로
대책위, 21일 새 집행부 선출키로
대리운전기사 등을 폭행한 혐의로 세월호 유가족들이 19일 경찰 조사를 받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와 세월호가족대책위원회는 18일 대리기사와 행인 등 3명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는 김병권(47) 전 위원장 등 유가족 5명이 19일 오후 경찰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전 위원장 등 5명은 17일 0시40분께 서울 여의도의 한 횟집 앞에서 대리기사 이아무개(52)씨, 행인 김아무개(36)씨 등과 시비를 벌이다 이들을 때린 혐의를 사고 있다. 유가족들은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술을 곁들인 식사를 마친 뒤였다.
김 전 위원장 등은 ‘쌍방 폭행’이라고 주장하지만, 대리기사 이씨는 ‘일방적으로 맞았다’고 거듭 밝혔다. 당시 김 전 위원장 등은 새벽 1시14분께 경찰과 함께 인근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로 가서 치료를 받았다. 성모병원 쪽은 “김형기씨의 입 주변과 셔츠에 피가 묻어 있었으며, 김병권씨는 별다른 외상 없이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3시간가량 머물던 유가족들은 입원 요청을 했다가 병원 쪽이 “입원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퇴원 조처를 하자 경기 안산의 ㅎ병원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전날 경기 부천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대리기사 이씨는 18일 새벽 2시께 인터넷 대리운전기사 카페에 올린 글에서 “처음에는 세월호 유가족인지, 국회의원인지 몰랐다.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저는 다른 일을 하러 가겠다’고 했더니 김 의원이 ‘그렇게 그냥 가면 안 된다. 소속이 어디냐’고 해서 ‘저는 그냥 가겠습니다’, 그렇게 주고받는 와중에 옆에 같이 있던 분들이 ‘의원님, 의원님’ 하길래 ‘무슨 의원이냐’고 물었고 ‘국회의원이면 대리기사가 굽실거려야 하느냐’고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보좌관인지 유족인지가 ‘의원님에게 공손하지 못하다’고 했고, 그 말에 더 화가 나서 큰소리로 따지자 (누군가) ‘국정원 직원 아니냐’며 얼굴 사진을 마구 찍었다”고 했다. 이씨는 이후 “일방적인 폭행이 시작됐다”고 했다. 이씨는 <한겨레>에 “‘국정원이지?’ 하며 제 얼굴 사진을 수없이 찍어대고 있어 어이없어했을 뿐 대응하지 않았다. ‘대리기사도 인격이 있으니 인격적으로 대해 달라’고 말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 등의 대리인인 박주민 변호사는 “가족들이 이씨의 행동을 보고 ‘진짜 대리기사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해서 신분 확인을 하겠다고 명함, 신분증을 달라고 했는데 안 주니까 ‘경찰이나 국가정보원 직원 아니냐’ 이렇게 된 것”이라며 “대리기사 이씨와는 멱살 잡고 밀치는 정도의 가벼운 신체접촉으로 끝났다. (싸움을 말리던 김씨 등 행인과는 먼저) 밀고 들어간 것이 가족들이긴 한데, 엉킨 이후로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영등포경찰서는 형사2팀에 있던 이 사건을 강력4팀으로 넘겼다. 영등포서는 “단순 폭행 사건이라도 사회적 이슈가 되는 건은 강력팀에서 수사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가족대책위는 김 전 위원장 등 집행부 9명이 폭행 사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남에 따라 21일 총회를 열어 새 집행부를 뽑기로 했다.
송호균 서영지 이재욱 기자 ukno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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