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국내 3대 폭력 조직 중 하나인 ‘범서방파’ 일당을 일망타진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조직원들의 문신. 2014.9.21. 서울경찰청 제공
조직원 80여명 중 61명 입건
두목 등 18명 추적…“재기 어려울것”
두목 등 18명 추적…“재기 어려울것”
국내 최대 폭력조직 범서방파는 과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까.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1일 보호비 명목으로 유흥업소 업주한테서 금품을 갈취하는가 하면, 유치권 분쟁 현장에 개입해 집단폭력을 행사하고 부산 최대 폭력조직 ‘칠성파’와 패싸움을 벌이려 한 혐의 등으로 국내 최대 폭력조직 ‘범서방파’ 부두목 김아무개(47)씨 등 8명을 구속하고 5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조직원 80여명 가운데 61명이 입건된 것이다.
김태촌이 이끌던 범서방파의 전신 서방파는 1977년 조직돼 행동대장인 김씨를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했고, 1970~80년대 당시 양은이파·오비(OB)파와 함께 ‘어둠의 세계’를 주름잡았다. 1989년 서방파의 행동대장 격인 정아무개씨가 살해되는 등 서방파의 위상이 도전받자 김씨는 세력 재정비를 위해 범서방파를 결성했다.
김씨의 활동 무대는 정·재계와 연예계 등 다방면에 걸쳐 있었다. 1976년 김씨 일당은 박정희 정권의 사주를 받고 신민당 전당대회장에 난입해 당시 김영삼 후보 쪽 대의원에게 각목을 휘두르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김씨는 1986년에는 인천의 나이트클럽 사장 황아무개씨를 흉기로 난자한 사건으로 징역 5년을, 1992년에는 범서방파를 결성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2007년에는 유명 영화배우를 협박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해 1월 65살 나이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범서방파는 김씨의 구속과 사망 이후에도 두목 김아무개(48)씨 등을 중심으로 조직 재건에 매달려왔다. 경찰은 “다른 조폭들이 범서방파와의 이권 다툼이 있으면 한발 물러날 정도로 이들은 폭력조직 사이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김태촌의 후계자이자 대한민국 최대 조직이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여전히 김씨를 추종하는 세력이 많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로 사실상 범서방파는 와해돼 재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두목 김씨 등 18명도 추적하고 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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