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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대통령, ‘아이스버킷’ 기부하고 희귀·난치성질환 예산은 삭감

등록 2014-09-21 18:15수정 2014-09-21 22:39

저소득층 희귀난치성질환자
내년 의료비 지원 예산 30억↓
2013년 315억에서 계속 줄여
법적 근거 없는 재량사업 탓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8월22일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 교육원에서 열린 의원연찬회에서 루게릭병 환우를 돕기 위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동참하고 있다.  천안/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8월22일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 교육원에서 열린 의원연찬회에서 루게릭병 환우를 돕기 위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동참하고 있다. 천안/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희귀·난치성질환 중 하나인 루게릭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갖자는 취지로 전세계적으로 유행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 캠페인에 박근혜 대통령도 돈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참여했지만,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관련 예산을 오히려 삭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정부는 루게릭병 등 ‘희귀·난치성 유전질환자 의료비 지원’ 내년도 예산을 올해(297억원)보다 30억원 줄인 267억원으로 편성했다. 이 사업은 2012년 315억원, 2013년 315억에서 올해 297억원으로 18억원이 삭감된데 이어 내년에 267억원이 배정되는 등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계속 줄어들고 있다.

희귀·난치성질환자 의료비 지원은 소득이 최저생계비의 300% 이하(3인가구 기준 월소득 378만원)인 저소득층 환자에게 의료비와 간병비, 호흡보조기 대여료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134종의 희귀·난치성 질환에만 지원이 가능해 지난해에는 2만5800여명만이 혜택을 받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희귀·난치성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환자들은 약 50만명(1200여종 질환)으로 추산되는 만큼, 대부분은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는 셈이다. 희귀·난치성 질환은 병의 원인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거나, 오랜 시간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 의료비에 대한 부담이 크다.

지난해 미국에서 루게릭병의 치료법을 개발하고 환자들을 돕자는 취지로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100달러(한화 약 10만원)를 기부하는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이 시작됐고, 우리나라에서도 유명인사 400여명이 참여하는 등 크게 유행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기부금을 내는 방식으로 켐페인에 동참했고,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 김무성·나경원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 등이 얼음물을 뒤집어쓰며 캠페인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회적 지원이 절실한데도 희귀·난치성 의료비 관련 예산이 깎인 것은 법적 근거가 없는 재량사업이라는 점이 작용했다. 증세 없이 내년에 예산이 확대돼 재정 적자가 커지면서, 법적 복지 의무 지출은 삭감할 수 없으니 정부 재량 사업 중심으로 예산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7월 결산분석 보고서에서“희귀·난치성질환은 지속적인 치료를 필요로 할뿐만 아니라 약값과 치료비가 높은 경우가 많아 의료비 부담이 높은 편이다. 법적 근거가 없으면 지원이 언제든 중단될 우려가 있는 만큼, 사업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용익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겉으로 희귀·난치성질환자를 위하는 것처럼 아이스버킷 챌린지 켐페인에 동참해놓고 뒤로는 오히려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며 “정부가 복지 예산이 처음으로 30%를 넘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취약계층과 서민을 위한 예산이 줄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회에서라도 희귀·난치성질환 등 취약계층 예산을 반드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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