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친구같은 선생님’ 되겠다던 도언이에게
진짜 도언이랑 같이 다니는 거 같아서 너무 행복해. 근데 도언아, 엄마는 너무 슬퍼. 눈물이 엄마도 모르게 흐른다. 도언이가 보고 싶어서. 너무 보고 싶어서.
세월호 배 안에서 “무섭다고, 살려달라”고, “엄마”를 목 터져라 불렀을 도언이 생각하면 엄마는 또 한없이 무너지고 또 한없이 운다. 예쁜 도언이 손을 잡아주지 못해 미안해. 엄마가 진짜 미안해.
‘아침에 엄마의 아침 인사로 학교에 가면 기분이 좋고, 엄마의 목소리 들으면서 등교를 하면 발걸음도 가볍다. 언제나 같이 있고 같이 살고 싶다’라고 도언이가 자기소개서에 적어 두었네. 예쁜 도언이를 단원고등학교에 등교시키지 못해서 미안해. 엄마의 목소리를 들려주지 못해 미안해.
도언이랑 엄마랑 둘이서 3년 전에 맞추었던 커플반지. 항상 도언이의 오른손 검지에 있던 커플 반지는 도언이의 그리움을 안은 채 주인 잃은 슬픈 반지가 되어버렸단다. 커플반지를 엄마 혼자 끼고 있어야 해서 미안해. “엄마랑 언제나 같이 있고 같이 살고 싶다” 고 했는데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학생들을 꼼꼼히 챙겨주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끔 해주는 ‘활발하고 언제나 친근한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었던 예쁜 도언아. 힘들 때 상담해주고 학생들이 꿈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선생님의 역할이라며, 도언이는 항상 선생님께 여쭈어 보고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은 무조건 실행에 옮겼지. 그래서 선생님들이 예쁜 도언이를 무척이나 예뻐해 주시고 사랑해주셨는데. 바른생활부 하면서 선생님들하고 친해져서 좋다고 웃던 도언이 얼굴이 선하네.
연극부 하면서 올해 1학년 후배들 오디션 보고 면접결과 통보할 때 맘 아파했었지. 작년에는 청소년 연극제에서 금상을 수상하여 기뻐했던 도언이. 사물놀이를 일본에서, 평화의 집에서, 안산에서, 시흥에서 공연한 경험들. 엄마랑 전국을 여행 다닌 경험, 유적지 탐방 등.
도언이가 선생님이 되었을 때 학생들한테 얘기해 줄 거라고.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하늘나라의 천사가 되었구나. 이루지 못한 꿈 하늘나라에서 도언이는 꼭 이루리라 믿어. 성격도 밝고 항상 웃으며 긍정적인 마인드이니까. ‘거북이처럼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한계를 이겨내어 다른 사람에게 인정 받는 선생님이 될 거야’라고 글을 적어 놓은 것처럼.
사랑하는 하나뿐인 엄마 딸 도언아. 먼길 돌아 다시 만나는 날에는 절대 예쁜 딸 도언이 손 놓지 않을게. 예쁜 딸 도언아. 사랑해, 보고 싶다. 오늘 밤에도 꿈에 나와 줄 거지? 꼭 약속 하자. 새끼 손가락 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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