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명선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위원장
세월호 가족대책위원장 뽑힌 전명선씨
“특별법 요구 받아들여질때까지 힘쓸것”
“특별법 요구 받아들여질때까지 힘쓸것”
“위원장이기 이전에 한 아이의 부모로서 자식 구하러 나섰던 초심으로 돌아가 순수한 마음으로 철저한 진상규명과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1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경기도미술관 강당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총회에서 새 위원장에 선출된 전명선(44)씨는 총회 뒤 첫 기자들과 만남에서 최근 발생한 대리기사 폭행사건으로 인한 비판여론을 의식하듯 초심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선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세월호 특별법이 필요하다.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 질때까지 유가족들과 함께할 것”이라며 기존 집행부의 입장을 이어갈 의지를 밝혔다.
전 위원장은 유족 등 229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154표를 얻어 다른 3명의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전 집행부에서 진상규명분과 부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이번 폭행 사건에 연루되지는 않았지만 연대책임을 지고 사퇴했었다.
전 위원장은 세월호 침몰 사고로 목숨을 잃은 단원고 2학년 7반 찬호(17)군의 아버지다. 그동안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에 이어 가장 중요한 자리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진상규명분과 부위원장을 맡아오면서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세월호 침몰 사고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해왔다. 그는 여야 원내대표가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했던 지난달 7일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도 “희생자와 가족들을 위한 특별법이 아닌, 새누리당과 대통령을 위한 특별법이 될 것이다. 합의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가족총회에서는 전 위원장 말고도 폭행 사건과 무관한 유병화 심리치료·생계지원분과 부위원장과 유경근 대변인도 집행부에 재선출됐다. 유 부위원장은 126표를 얻어 재당선됐고, 유 대변인은 단독후보로 나서 무투표 당선됐다.
결국 이날 유가족들이 폭행 사건에 연루되지 않은 옛 임원진을 다시 뽑아준 것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대한 의지가 여전히 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싸워온 임원진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준 셈이다. 한번도 바뀌지 않고 4개월이 넘게 일을 맡았던 위원장단을 모두 바꿀 경우 진상규명 활동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점도 상당 부분 고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투표에 참여했던 한 유가족은 “폭행 사건으로 총회장에서 분위기가 상당히 침체돼 있었다. 옛 위원장단이 소통이 부족하다는 등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했지만, 상당수 유가족이 폭행 사건에 연루되지 않은 옛 위원장단을 다시 뽑아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날 새로 선임된 임원은 진상규명분과 부위원장 박종대(수현 아빠), 장례지원분과 부위원장 최성용(윤민 아빠), 대외협력분과 부위원장 김성실(동혁 엄마), 진도지원분과 부위원장 김재만(동영 아빠)씨 등이다.
새 집행부와 반 대표 등 15명은 22일 오전 버스로 진도 팽목항을 방문해 실종자가족을 만나고 실종자 수색에 대한 지원책을 논의하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방문단은 밤늦게 안산으로 올라와 내일부터 특별법 제정 등에 대한 가족대책위의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경만 김일우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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