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 이상무 사장
‘한국농어촌공사’ 이상무 사장, 직원들 위해 공간 흔쾌히
“사장실만 전망 좋고 넓으면 되겠습니까? 그래서 (그 공간을) 직원들 복지공간으로 쓰라고 했어요.”
전국의 담수호 및 저수지 물관리를 하는 한국농어촌공사의 이상무(65) 사장은 지난 19일 한창 공사가 마무리중인 신사옥에서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경기도 의왕시에 있던 농어촌공사 본사는 전남 나주시에 자리잡은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로 이전하게 되면서 신사옥 건립을 마무리중인 상황.
이 사장은 애초 맨꼭대기인 18층 바로 아래인 68평 규모 넓직한 공간을 집무실로 쓰기로 설계가 돼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수정하도록 지시했고, 자신은 18평 규모(비서실 포함)의 11층을 집무실로 쓰기로 했다. 대신 나주시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17층은 직원들을 위한 휴게공간, 협업(회의) 공간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나주시 그린로20에 세워져 이번주 이전을 완료하는 신사옥은 기존 공기업 구태의연한 이미지와는 완전 딴판으로 설계돼 마치 첨단기업의 사무실 같은 느낌을 준다. 영화관람실, 힐링실, 카페테리아, 이색적인 형태의 각종 회의실 등 직원들 복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만들어진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구축해 700여명의 직원들은 언제 어디서든 노트북이나 태블릿 피시(PC)로 업무를 보면서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른바 스마트 워크(Smart work) 체제의 구축이다.
1971년 10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30년 가까이 농림부에 근무해온 정통 농업관료 출신은 이 사장은 지난 9월 취임 이후 “공기업 개혁에 앞장 서겠다”고 줄곧 외쳐온 인물이다. 한기진 홍보실장은 “이 사장은 취임 이후 사장실 결재 줄서기 관행을 없애고, 1페이지 비대면 온라인 보고 문화로 ‘워크 다이어트’(Work Diet)를 실현한 최고경영자(CEO)”라고 말했다.
스마트워크를 표방한 농어촌공사는 앞으로 집중근무시간제, 유연근무제, 재택근무제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지난 1년이 혁신의 발판을 마련한 해였다면 남은 임기는 실질적인 경영혁신과 제도개선, 공사 사업의 신성장동력을 창출해 공기업 혁신에 선봉에 서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농어촌 행복을 위해서는 공사가 먼저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피력하고 있다.
나주/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사진 농어촌공사 제공
애초 사장실도 쓰려다가 카페테리아 등 직원들의 복지공간으로 용도변경된 한국농어촌공사 새 사옥 17층. 나주시에 들어서는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전망이 좋다. 아래는 5층에 마련된 지식창조공간.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애초 사장실도 쓰려다가 카페테리아 등 직원들의 복지공간으로 용도변경된 한국농어촌공사 새 사옥 17층. 나주시에 들어서는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전망이 좋다. 아래는 5층에 마련된 지식창조공간.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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