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뒷전…대학 기업화 돼”
연세대도 순위평가 반대 동참
연세대도 순위평가 반대 동참
고려대 총학생회는 22일 <중앙일보>가 해마다 하는 대학순위평가를 거부하는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학문을 뒷전에 두고 오직 거대 언론사의 평가점수에만 목을 매는 대학들에 각성을 촉구한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1994년부터 해마다 전국 100여개 4년제 대학을 대상으로 대학 종합순위와 학과별 순위 등을 매겨왔다. 이를 두고 고려대 총학생회는 “대학평가 지표가 학교에 돈이 얼마나 많은지, 외국인 학생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 기업에 얼마나 많이 취업하는지 등 대학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사항들로 도배돼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대는 지난 1~2일 중앙일보가 발표한 16개 학과별 평가에서 8개 학과가 최상위 등급을 받았다. 이에 대해 최종운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대학평가로 인해 대학이 점점 기업화하고 있다. 이런 비판은 다른 언론들의 대학평가에도 유효하다”고 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연세대 총학생회와 함께 대학순위평가 반대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중앙일보의 최종 종합평가는 10월에 나온다.
고려대는 지난 5월 ‘<조선일보>·큐에스(QS)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는 인문·예술 분야 14위(서울대 6위, 연세대 13위), 사회과학·경영 분야 15위(서울대 5위, 연세대 14위), 자연과학 분야 30위(서울대 6위, 카이스트 10위, 포스텍 22위, 성균관대 27위, 연세대 29위), 공학·기술 분야 43위(카이스트 6위, 서울대 9위, 포스텍 21위, 연세대 40위, 성균관대 42위)로 평가된 바 있다.
성기선 가톨릭대 교육학과 교수는 “대학 입장에선 언론사들의 대학평가가 불편하지만 평가 대상에서 제외되면 주류 대학이 아니라고 인식될까봐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학을 일괄적 기준으로 평가하는 데 문제가 있다. 국제화 지표 등 평가 내용이 현실의 대학 운영과 맞지 않는 부분도 많다”고 했다.
명순구 고려대 교무처장은 “평가를 받으며 대학들이 기본 수준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순기능은 있지만, 평가라는 것은 그 기준이 획일적일 수밖에 없다. 대학의 본질이 획일이 아닌 다양성 추구라고 볼 때 학생들의 지적에 옳은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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