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문서 위조 이유도 가지가지
25명 불구속 입건
25명 불구속 입건
“한 번도 우승을 못 해서 그랬습니다. 선수 출신들을 영입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전남지역 한 종합병원 의사인 심아무개(48)씨는 자신이 감독으로 있는 사회인 야구팀의 우승을 위해 부정선수를 끼워넣을 궁리를 했다. 선수 출신은 사회인 야구 경기에 나설 수 없지만, 신분을 속여 그라운드에 올리면 우승의 꿈도 이룰 수 있으리라 여겼다. 그는 고교 야구선수였던 정아무개(27)씨 등 3명을 영입하기로 하고, 인터넷을 뒤져 주민등록증을 위조할 ‘업자’를 수소문했다. 선수 출신 여부는 야구협회에 주민등록번호로 조회하는데, 심씨는 ‘비야구인’의 인적사항을 담은 주민등록증을 건당 50만~100만원을 주고 주문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들여오던 위조 신분증이 세관에 적발되면서 ‘야신’이 돼보려던 꿈은 물거품이 됐다.
공·사문서를 위조하는 목적이 다양해지고 있다. 전남편과 헤어진 예비신부 이아무개(34)씨는 약혼자에게 이혼 사실을 숨기려고 혼인관계증명서를 위조했다. 국민임대주택 입주를 위해 신분증을 위조하거나, 나이를 실제보다 낮추려고 신분증을 위조한 유흥업소 종업원도 있었다. 취업을 위한 사문서 위조도 여전했다. 박아무개(28)씨는 중국 대학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를 위조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중국 위조책을 통해 각종 공·사문서를 위조한 심씨 등 25명을 공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경찰은 렌트한 차를 대포차로 되팔 목적으로 운전면허증을 위조한 김아무개(40)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중국에서 활동하는 위조 총책 김아무개(40)씨 등 2명을 중국과의 사법공조로 쫓고 있다.
송호균 기자 ukno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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