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시뮬레이션 법정 공개
“퇴선명령·안내 있었으면 가능”
“퇴선명령·안내 있었으면 가능”
4월16일 오전 세월호가 59.1도까지 기운 상황에서도 선원들의 적절한 퇴선 안내만 있었더라면 승선자 476명이 모두 6분여 만에 바다로 탈출할 수 있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공개됐다.
24일 광주지법 형사11부(재판장 임정엽) 심리로 열린 세월호 선원들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박형주 가천대 초고층방재융합연구소장은 “세월호가 심하게 기운 상태에서도 적절한 퇴선명령과 훈련받은 선원들의 가이드(안내)가 있었다면 승선원 모두가 바다로 뛰어내려 탈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정상적으로 퇴선명령이 내려졌을 경우를 세 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분석한 탈출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했다. 첫째로, 선장 및 선원이 오전 8시50분 배가 왼쪽으로 30도가량 기운 상태에서 퇴선명령을 했다면 승선자 모두가 5분5초 만에 좌현 3층 갑판을 통해 탈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는 오전 9시24분9초께 세월호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던 유조선 둘라에이스호 선장의 권고를 듣고 퇴선명령을 내리는 경우를 가정했다. 당시 배는 52.2도 정도 왼쪽으로 기운 상태였지만, 모든 승선자가 3층 갑판을 통해 탈출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9분28초로 예측됐다. 셋째로, 오전 9시45분37초 조타실에 있던 선원들이 탈출하면서 퇴선명령을 했다면 좌현으로 59.1도 기운 세월호를 모든 승선자가 빠져나오는 데 6분17초가 걸리는 것으로 나왔다.
박 소장은 “배가 59.1도까지 기운 상태에서 탈출하는 시간이 52.2도로 기운 상태에서 빠져나오는 것보다 더 적게 걸리는 것으로 나왔다”며 “가장 많은 승선원이 몰려 있던 4층에서 (배가 기울면서) 곧바로 좌현 갑판으로 나가 바다에 뛰어들기가 쉬운 상황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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