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절도범, 헷갈리지 않도록
앞으로 털 집은 ‘S’, 털고 난 뒤는 ‘$’ 표시
앞으로 털 집은 ‘S’, 털고 난 뒤는 ‘$’ 표시
‘S’ 표시는 앞으로 털 집, ‘$’ 표시는 이미 턴 집?
19일 대구 성서경찰서에 도난 신고가 들어왔다. 누군가가 대구 달서구 용산동의 한 아파트에 침입해 귀금속과 현금을 훔쳐갔다고 했다. 경찰이 출동해 확인해보니 같은 동의 14층, 17층, 20층 아파트 3곳에 누군가가 침입해 2000만원이 넘는 귀금속과 현금 등이 없어졌다.
현장을 살펴보던 경찰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절도를 당한 세 집 모두 아파트 초인종이나 출입문에 누군가가 검은색 펜으로 조그맣게 ‘$’ 표시를 해둔 것이었다. 경찰이 피해를 입지 않은 같은 동의 다른 집들을 확인해보니, 2곳은 ‘S’ 표시가 돼 있었다.
다음날 대구 강북경찰서에도 비슷한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이 대구 북구 구암동의 한 아파트로 출동해 확인해보니, 10층 한 집에서 200여만원의 귀금속이 사라졌다. 이 집 초인종에도 조그맣게 ‘$’ 표시가 돼 있었다. 경찰이 같은 동의 다른 집들을 일일이 확인해보니, 5곳에서 초인종이나 현관문에 ‘S’ 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대구 달서구 용산동 아파트에 적혀 있었던 글씨체와 비슷했다.
경찰은 범인이 아파트 초인종을 누르고 응답이 없으면 초인종이나 현관문에 ‘S’ 표시를 해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아파트를 털고 나서는 ‘S’ 표시에다 작대기를 한두 개 그어, 헷갈리지 않도록 이미 털었다는 뜻으로 ‘$’ 표시를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범인이 어디로 침입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흔적도 남기지 않고 금품만 사라진 것을 감안하면 전문 아파트 절도범의 소행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아파트 현관문과 엘리베이터 등에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확인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아파트 초인종 옆의 ‘$’. 절도범이 이미 턴 집이라고 표시한 것. 대구 성서경찰서 제공
아파트 출입문 옆의 ‘S’. 절도범이 앞으로 털 집으로 표시한 것. 대구 성서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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