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학병원 수술실의 모습. 한겨레21 정용일 기자
정상 체중보다 재발도 낮아
다소 살이 찐 심근경색 환자가 적정 몸무게 환자보다 재발이나 사망 위험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뚱뚱하면 일찍 죽는다’는 통념을 뒤집는 또 하나의 연구 결과다.
한주용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2006년 1월~2009년 11월 동안 급성 심근경색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193명(비만 83명, 적정 몸무게 110명)을 분석해보니, 체질량지수 기준 ‘비만’에 해당하는 환자가 ‘적정’ 몸무게 환자보다 심근경색 발생 범위가 작았다고 25일 밝혔다. 체질량지수는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25보다 크면 비만으로 분류된다.
이들 환자의 심장 부위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했더니 비만환자군에서는 심근경색의 크기가 좌심실 전체 용적의 17.9%로 적정몸무게군의 20.8%보다 작았다. 심근경색증으로 심장근육이 한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아 발생 범위가 작을수록 치료 결과가 좋고, 재발·사망 위험 등도 낮아진다. 심근경색 발생 가능성 측정에서도 비만환자군의 발생 위험이 적정 몸무게군보다 낮았다.
한주용 교수는 “‘비만의 역설’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연구”라면서도 “비만이 다른 심장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만큼 규칙적인 운동과 올바른 식생활로 적정 몸무게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대 의대 교수팀도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 7개국의 114만명을 9.2년 동안 관찰해 ‘가벼운 비만’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가장 장수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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