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시효 만료를 앞둔 아들의 유괴범을 잡기 위한 엄마의 집념을 다룬 영화 <몽타주>의 한 장면. 호호호비치 제공
6개월 감옥 생활을 피하려 무려 5년을 도망 다닌 사기범이 형 집행 시효 만료 3시간30분을 남겨두고 붙잡혔다.
최아무개(34)씨는 2007년 12월 2000만원대 승용차를 36개월 할부로 산 뒤 카드대금을 내지 않아 이듬해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전과 4범인 최씨는 재판이 시작되자 잠적했고, 2009년 9월24일 궐석재판에서 법원은 사기죄를 인정해 징역 6월을 확정했다.
최씨의 도피생활은 필사적이었다. 행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휴대전화 등을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가족이나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었다. 일정한 직장을 갖지 않고 건설현장 등에서 일용직을 전전했다. 잠은 찜질방 등에서 해결했다.
그런데 검찰이 지난 1일부터 형미집행자 특별검거반을 편성했다. 최씨 역시 추적 대상이었다. 최씨가 경기 군포의 한 인력공급업체에 등록한 사실을 알아낸 특별검거반은 23일 저녁 8시30분께 택배 일을 하던 최씨를 붙잡았다. 최씨처럼 징역 3년 미만의 형이 확정된 경우 형 집행 시효는 5년인데, 24일 자정이면 최씨는 반년간의 감옥생활을 면할 수 있었다.
서울서부지검 공판부(부장 주진철)는 최씨를 검거 직후 경기 안양교도소로 이송했다고 25일 밝혔다. 최씨는 붙잡힌 시점인 23일부터 6개월 감방살이를 시작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