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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조선시대 ‘지석’ 558점 숨긴 박물관장

등록 2014-09-28 20:30

불법 도굴품 사들여 수장고에 은닉
김균·김극뉴 등 조선 명문가도 피해
백자 연대 파악 등 문화재적 가치
‘지석’(誌石)은 죽은 이의 생몰연대와 일생, 가족사 등을 기록해 무덤에 함께 묻는 백자 도자기편 등을 이른다. 땅 속에 묻혀 있어야 정상인 까닭에 밖에 나와 있는 것은 대부분 도굴품일 가능성이 높다. 개인 수장고에 조선시대 지석 수백점을 보관하고 있던 서울의 한 사립 박물관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03년부터 문화재 매매업자들한테서 조선시대 지석 558점을 사들여 보관해온 권아무개(73)씨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이 회수한 지석 중에는 사각형 백자에 청화안료로 글씨를 써넣은 조선 개국공신 김균(1341~1398)의 분묘(경기 광주)에서 나온 지석 6점, 무오사화·중종반종에 관여한 유자광이 직접 쓴 김극뉴(1436~1496)의 분묘(전북 순창) 지석 5점 등이 들어 있다.

이처럼 도난된 지석들이 무더기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이번에 조선 전 시기에 걸친 다양한 모양새와 글씨의 지석, 지석 용기들이 고루 드러났다는 점에 주목한다. 백자로 된 지석의 경우 생몰연대가 기록돼 있어 시기별 백자 제작 기법과 양식의 변천을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백자 유물들의 연대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 자료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1980년대 중·후반부터 1990년대 후반 사이에 후손들이 관리하는 분묘까지 노골적인 도굴 대상이 됐다고 전했다. 실제 2000년 2월에는 수양대군(세조)의 왕위 등극을 도운 한명회(1415~1487)의 분묘에서 지석 24개가 도굴당했다가 9년 뒤에 발견되기도 했다.

권씨는 경찰 조사에서 “연구 목적용”이라고 주장하거나 “장물인지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회수한 지석을 해당 종중에 돌려주고, 피해자가 확인되지 않은 지석 287점은 서울경찰청 인터넷 사이트(smpa.go.kr)에 게시해 후손을 찾기로 했다.

송호균 이재욱 노형석 기자 ukno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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