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칭 ‘서북청년단 재건 준비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28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세월호 추모 노란리본을 절단·수거하겠다며 가위와 박스를 들고 나서려다 경찰에 제지 당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이젠 ‘서북청년단’까지 등장…‘광기의 시대’ 오나
노란리본 철거 ‘서북청년단’ 정체 뭐길래… 비판 ‘봇물’
조국 “국민 빨갱이로 몰아 살해한 집단 재건 처벌되어야”
노란리본 철거 ‘서북청년단’ 정체 뭐길래… 비판 ‘봇물’
조국 “국민 빨갱이로 몰아 살해한 집단 재건 처벌되어야”
‘서북청년단 재건 준비위원회’를 자처하는 극우단체까지 등장해 우리 사회가 일부이기는 하지만 이제 막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서북청년단 재건 준비위 회원들을 28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강제로 철거하려 했다. 이를 두고 SNS에선 ‘해방 직후 정치 테러를 일삼던 것처럼 우리 사회를 이념적 광기와 사적 폭력이 지배하는 시대로 퇴행시키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28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서울시청 앞 노란리본을 철거하겠다는 망발을 부린 자들이 서북청년단 재건 준비위를 자처하고 나섰다”며 “서북청년단은 지존파보다 훨씬 많은 무고한 시민을 죽였다. 지존파 재건위가 마땅히 처벌되어야 하듯이, 서북청년단 재건위도 처벌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서북청년단은 이승만의 전위부대로 수많은 국민을 빨갱이로 몰아 살해한 집단이다. 김구 선생을 살해한 안두희도 조직원이었다”며 극우적 행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서북청년회는 어떤 단체일까. 서북청년회는 해방 직후 월남한 서북지방 청년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우익 단체로, 반공을 명분으로 정치 테러를 서슴치 않았다. 이들은 제주도민 10%가량을 포함해 전국에서 30만명에 이르는 국민을 ‘좌경 분자 처단’이라는 미명 아래 탄압하거나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북청년회원이면서 이승만의 친위대 역할을 했던 안두희는 1949년 김구 선생을 살해했다.
영화평론가 허지웅씨도 이들의 행동을 개탄했다. 허씨는 “광복 이후 결성되었던 서북청년단은 한국에서 재현된 독일의 나치 친위대라 할 정도로 부끄럽고 끔찍하며 창피한 역사다”며 “한국이 국제사회의 구성 단위로 지속가능한 사회임을 스스로 증명하려면 저 단체를 심각한 혐오 범죄로 분류해 관리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허씨는 “서북청년단이 뭔데 재건을 하겠다는 거야 하고 대충 넘어가면 안된다”며 “저런 이름을 쓸 수 있게 허용한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부끄러워하며 어른이 어른일 수 있는 마지노선을 지키자”고 호소했다.
역사학자인 전우용씨는 “서북청년단은 광기가 지배하던 시대의 표상이다. 서북청년단의 재건은 이 사회가 다시금 이념적 광기와 사적 폭력이 지배하는 시대로 퇴행하고 있다는 징표다”라고 진단했다.
앞서 서북청년단 재건 준비위는 28일 9·28 서울 수복 행사가 진행된 서울시청 광장에서 세월호 분향소 참배객들이 묶어둔 노란리본을 철거하려다 서울시청 직원들과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다. 서북청년단 재건 준비위에는 <사이버뉴스24> 발행인인 배성관씨를 비롯해 바른사회시민연대, 선전화시민행동, 엄마부대 등의 대표들이 참여하고 있다. 준비위의 대변인을 맡은 정함철씨는 노란리본을 철거하려는 이유에 대해 “세월호 유가족들을 더 이상 국론 분열의 중심에 서게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
가칭 ‘서북청년단 재건 준비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28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세월호 추모 노란리본을 절단·수거하겠다며 가위와 박스를 들고 나서려다 경찰에 제지 당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가칭 ‘서북청년단 재건 준비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28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세월호 추모 노란리본을 절단·수거하겠다며 가위와 박스를 들고 나서려다 경찰에 제지 당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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