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성과물 기술이전 6건 불과
시제품 상용화 여부도 파악 못해
“차라리 장비개선에 쓰지…” 지적
시제품 상용화 여부도 파악 못해
“차라리 장비개선에 쓰지…” 지적
소방방재청이 6년간 1300억원이 넘는 재난 관련 연구개발 예산을 투입했지만 연구 실적은 거의 바닥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노웅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소방방재청에서 제출받은 ‘재난안전기술개발 사업 성과 현황’ 자료를 보면, 2009년부터 최근까지 △인적 재난 △자연재해 △지진해일 △백두산 화재 등 7개 분야에 걸쳐 375개 연구개발 과제에 투입한 예산은 1318억여원이다. 백두산 화재와 관련해서는 화산재해 피해 예측기술 개발, 화산재 피해 예방, 화산재해 대응 국제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에 예산이 투입됐다.
결과는 빈약했다. 375개 과제 중 특허등록으로 이어진 사례는 53건, 기술이전 계약까지 한 사례는 6건에 불과했다. 또 개발된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한 시제품의 부실한 사후관리도 문제로 지적됐다. 목조 문화재용 소화설비 등 모두 148개 시제품이 제작됐지만, 소방방재청은 시제품의 구체적 상용화 사례나 실제 재난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 관련 컴퓨터 소프트웨어도 81건이 개발됐지만, 일선에서 실제 사용되고 있는 경우는 33건(40.7%)에 그쳤다. 노 의원은 “소방방재청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연구개발 사업 대신, 소방장비 개선에 나섰다면 전국 3만900명에 달하는 모든 소방관들에게 연간 5개씩 소방안전장갑을 지급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했다.
소방방재청 기획재정담당관실 관계자는 “연구개발 사업은 민간기업에서 판매를 위해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정책 모델이나 구호 시스템 개발 등 무형의 성과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송호균 기자 ukno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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