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치약 발암물질 성분’ 논란 가열…국민 불안 커져

등록 2014-10-06 14:12수정 2014-10-06 16:07

식약처 “허용치 이내 안전” 해명에 김재원 의원 재반박
김용익 의원은 “어린이 치약 파라벤 기준치 너무 높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5일 ‘파라벤 치약‘ 논란에 대해 해명했으나 소비자들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5일 ‘파라벤 치약‘ 논란에 대해 해명했으나 소비자들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국민들이 매일 사용하는 치약에 유방암이나 고환암에 걸릴 위험을 높일 수 있는 특정 성분이 허용치를 초과해 들어가 있다는 보도 뒤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성분의 허용 기준치를 유럽이나 미국 등에 견줘도 낮게 설정해 관리하고 있으며, 실수로 국회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성분 함량 수치를 잘못 적은 데서 비롯된 오해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과연 어느쪽 말이 맞을까.

김재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5일 국내 2050개 치약의 63.5%(1302개)에 ‘파라벤’이라는 방부제 성분이 들어가 있고 이 가운데 2개 제품은 기준치(0.2%)를 초과했다고 발표했다. 한 제품은 0.3% 다른 제품은 0.21%의 파라벤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파라벤은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방부제의 일종으로 여성의 생리주기에 영향을 미치고 성인에게는 유방암이나 고환암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또 수돗물에 든 염소와 만나면 암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성분인 트리클로산이 들어있는 치약 제품도 전체의 3.1%(63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트리클로산은 살균 및 살충 효과가 있어 치약을 비롯해 화장품과 세정제에도 쓰인다.

김 의원은 특히 치약에 쓰는 트리클로산에 대한 기준치가 없다며 화장품과 세정제 허용 기준치인 0.3%를 넘긴 치약 제품도 5개나 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일부 주에선 법률로 트리클로산의 사용이 금지되며 트리클로산이 임신 기간 중 태아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안전성 문제로 외국에선 시장에서 퇴출되거나 다른 성분으로 대체되고 있는 성분을 포함한 치약이 우리나라에서 버젓이 생산·판매되고 있다”며 “정부는 의약외품에 대해서도 최초 품목 허가 이후 정기적으로 안전성 및 유효성을 재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파장이 커지자 식약처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파라벤과 트리클로산 모두 현행 의약외품 제조 단계에서 사용이 허가된 성분이며 특히 치약 보존제로 사용되는 파라벤의 경우 함량 기준이 국내는 0.2%로 유럽연합이나 일본의 0.4%보다 더 낮다고 해명했다. 파라벤 허용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지적받은 두 제품도 실제로는 허용치 안에 있는데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수치가 잘못 기재됐다고 덧붙였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출 자료에 일부 숫자가 잘못 들어갔다. 국민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하고 담당자들을 징계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며 “현행 의약외품 관리 규정 기준을 넘긴 치약 제품은 없으므로 불안에 떨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어린이집의 아이들이 소아치과 의사한테 올바른 양치질 방법을 배우고 있다.  한겨레 자료 사진
어린이집의 아이들이 소아치과 의사한테 올바른 양치질 방법을 배우고 있다. 한겨레 자료 사진
그러나 김 의원은 6일 보도자료를 내어 “단순 착오로 수치를 잘못 제출했다는 것은 지난 16년 동안 국민의 식품 및 의약품의 안전관리를 총괄한 감독기관으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심각한 문제이며, 자료를 틀리게 제출했다는 것 자체가 관리 감독을 얼마나 부실하게 했는지를 방증하는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기준치조차 마련돼 있지 않는 성분에 대해 안전성 및 유효성을 검토했다면 그 근거는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치약 제조업체들은 잘못된 자료 탓에 국민들의 불안감만 키웠다며 볼멘 표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라벤과 트리클로산 두 성분 모두 치약이나 화장품 등에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 기준으로도 기준치를 넘는 제품은 판매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최근에 트리클로산 사용을 줄이거나 다른 성분으로 대체하는 곳이 있다”고도 했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어린이용 치약에 대한 파라벤 허용 기준치가 구강 티슈 등 비슷한 용도의 제품에 비해 훨씬 높게 설정돼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구강 티슈의 파라벤 허용 기준치는 0.01% 이하인 반면, 어린이용 치약은 0.2% 이하로 20배나 높게 설정돼 있다”며 “구강 티슈의 경우 2011년 의약외품으로 지정된 이후 지난해 3월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 보존제 허용 범위를 먹는 ‘내용제’ 수준인 0.01%로 낮춘 반면, 어린이용 치약을 포함한 치약류는 ‘외용제’로 1995년 이후 줄곧 같은 기준을 적용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구강 티슈와 치약은 같은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데도 치약의 파라벤 허용 기준치가 과도하게 높게 설정돼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어린이용 치약에 대해서 허용 기준치를 구강 티슈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