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사망 고라니. 김봉규 기자
야생 동물 가운데 고속도로 교통 사고로 가장 많이 죽은 동물은 고라니로 지난 5년 동안 9078마리, 한 해 평균 1816마리가 차에 치어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도로공사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희국 의원(새누리당)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모두 1만819마리, 한 해 평균 2164마리의 야생 동물이 고속도로에서의 교통 사고로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09년 1895마리, 2010년 2069마리, 2011년 2307마리, 2012년 2360마리, 2013년 2188마리가 고속도로 교통 사고로 죽었다. 2014년 상반기에는 1361마리가 죽어 지난해의 절반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동물 종류별로 보면, 고라니가 9078마리, 한 해 평균 1816마리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고속도로 교통 사고로 죽은 야생 동물의 83.9%에 이르는 많은 숫자다. 고라니는 2009년 1490마리에서 2013년 1939마리로 매년 사고가 늘어나는 추세다. 고라니 외에는 너구리 1088마리, 멧토끼 198마리, 멧돼지 142마리, 삵 113마리, 오소리 102마리, 족제비 58마리, 기타 48마리였다.
고속도로별로는 중앙고속도로가 1849건, 중부고속도로가 1839건으로 가장 많았고, 영동선 986건, 경부선 901건, 당진~대전선 885건, 서해안선 724건, 호남선 481건, 중부내륙선 426건, 청원~상주선 335건, 동해선 312건 등이었다.
이런 교통 사고를 줄이기 위해 2013년까지 802억원을 들여 1418㎞의 야생 동물 유도 울타리가 설치됐으나, 야생 동물 교통 사고는 줄지 않고 있다. 김희국 의원은 “유도 울타리를 매년 늘려도 교통 사고가 줄지 않는 것은 원인이 다른 데 있음을 시사한다.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깊은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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