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정부 ‘세월호 구조’ 3번의 골든타임 날렸다

등록 2014-10-06 19:56

(*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관제 허술
오전 8시49분 배에 이상 감지
VTS 근무자 딴짓하느라 못봐

구조 실패
구조현장선 승객 퇴선지시 안해
“7분이면 전원탈출 가능했을 것”

언딘 유착
사고해역 바지선 22척 놔둔채
언딘 리베로호 오기만 기다려
■ 123정장이 날린 47분 해경 123정은 4월16일 진도 연안3구역에서 해상경비 업무를 하고 있었다. 숨진 최덕하군이 처음 119로 사고 사실을 신고한 뒤인 오전 8시57분께 목포해경 상황실은 123정에 출동 지시를 내렸다. 서해해경청 123정의 김아무개 정장은 9시14분께 ‘현장지휘관’으로 지정됐다.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해경의 수색구조 매뉴얼에 따라 신속히 구조작업을 벌일 의무를 부여받은 것이다.

그러나 9시30분께 현장에 도착한 김 정장은 123정에 대공 마이크 등이 비치돼 있는데도 퇴선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해경 수색구조 매뉴얼에는 ‘전복사고 발생 시 선박에 잔류한 인원의 반응을 확인하고 대형 스피커로 신호를 보내라’고 규정돼 있다. 세월호 갑판이 완전히 물에 가라앉은 10시17분까지 47분의 골든타임을 날린 셈이다.

사고 현장에서 구조책임을 맡았던 김 정장의 무사안일은 특히 뼈아픈 대목이다. 가천대 박형주 초고층방재융합연구소장은 광주지법에서 열린 세월호 승무원들의 공판에서 123정이 이준석(69) 선장 등을 구조한 9시45분에 퇴선명령을 내렸더라면 6분17초 만에 승객들이 전원 바다로 탈출할 수 있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 해경 수뇌부가 허비한 6일 바지선은 수중수색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맡는다. 감압체임버와 하잠색 등을 설치하고 잠수사들이 교대작업을 위해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세월호가 거의 전부 물속에 가라앉은 4월16일 오전 10시34분 이후에는 바지선을 통한 수중수색이 유일한 희망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최상환 해경 차장을 비롯한 해경 수뇌부는 언딘이 건조중이었던 리베로호를 기다리는 데 급급했다. ‘알박기’를 위해 현장에 도착한 언딘 협력업체의 미니 바지선 ‘2003 금호호’는 규모가 너무 작았다. 검찰 수사 결과를 보면, 당시 전남 해역에는 리베로호보다 빨리 도착할 수 있었던 바지선이 22척쯤 대기하고 있었다. 또 누리안호와 씨뮤즈호 등 잠수장비를 탑재한 수중수색 선박들이 사고 현장이 이미 도착해 있었지만, 해경은 이들에 대한 동원령을 내리지 않았다. 해군의 유디티(UDT), 에스에스유(SSU) 등 구조요원들은 사고 당일 현장에 도착했지만, 리베로호가 도착하기까지는 근거를 두고 작업할 바지선이 없었다. 제대로 된 구조수색 작업이 지연되는 동안, 희생자 가족들은 ‘에어포켓’ 등 희미한 생존 가능성에만 기대를 걸고 있었다.

■ 진도관제센터가 까먹은 18분 애초 관제 단계부터 해경은 제구실을 못했다. 세월호 승무원들이 배에 이상이 있음을 감지한 시점은 4월16일 오전 8시49분이었다. 세월호는 급변침 탓에 균형을 잃었고, 선장은 엔진을 정지시켰다. 그러나 사고 해역을 코앞에 두고 있는 진도해상교통관제센터(VTS)는 관할 해역에서 일어난 사고를 파악하지 못했다. 야간 근무자 2명이 모니터를 나눠 보면서 선박을 관찰해야 하는데, 1명씩 당직 근무를 서면서 업무를 게을리했기 때문이다. 세월호가 제주관제센터와 목포해경 등을 거쳐 진도관제센터와 교신을 시작한 시각은 오전 9시7분이다. 이 때문에 ‘골든타임’ 18분이 허비됐다. 검찰 관계자는 “한명 남은 근무자조차 사무실에서 골프 퍼팅 연습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등 불성실한 근무로 일관했다”고 밝혔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