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대통령 표창 허경무 이사장
“한글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소리와 문법뿐만 아니라 서체도 예술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올해로 12년째 매년 한글날이면 부산시청 전시관에서 한글서예한마당을 여는 한국서체연구회 허경무(60·사진) 이사장은 8일 “한글은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한 보물이지만 그동안 소리와 문법연구에 치중해 모양의 아름다움과 글꼴의 다양함 등 한글서체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홍보는 크게 부족했다”고 말했다.
부산한글학회 회장을 함께 맡은 허 이시장은 40여년간 한글을 연구하며 평생 한글과 함께 살아왔다. 그는 한글서체 관련 연구로 국내 첫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사단법인 한국서체연구회를 만들어 전국의 250여명 회원과 함께 해마다 한글날을 즈음해 한글서예 한마당을 열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시작해 12일까지 부산시청 2층 전시관에서 열리는 올해 한글서예 한마당에는 한국서체연구회 회원 83명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허 이사장이 직접 연구한 7가지 한글서체로 구성한 대작이 기획 전시 형태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한자와 한글을 서체별로 분류하고 비교 전시해 한글서체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한글 탄생과 역사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각종 자료전도 함께 열리고 있다.
허 이사장은 “훈민정음 해례본, 용비어천가, 월인천강지곡 등 한글 고문헌을 분석해 보니 한글서체는 크게 해례본체, 언해본체, 궁체로 나눌 수 있다”며 “이 가운데 언해본체와 궁체는 다시 정자·흘림·진흘림 등 3가지 서체로 분류돼 전체적으로 모두 7가지 한글서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누구나 한글을 쓰면서도 한글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고 심지어는 정체불명의 디자인 조형물로까지 한글서체가 훼손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한글 세계화와 서체 연구 등에 정부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이사장은 오는 9일 한글날에 한글 발전 유공자로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연합뉴스
한국서체연구회 허경무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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