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카와 아카네
야마카와, 배구선수 관둔 뒤 관심
한국외대에서 공부하며 꿈 키워
한국외대에서 공부하며 꿈 키워
“내일이 한글날이네요. 한국인들은 그만큼 한글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 같아요.”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일본 텐리대 조선어학과에서 공부하는 일본인 야마카와 아카네(21·사진)는 한글을 기념하는 날이 따로 있다는 사실에 신기해 했다. 야마카와는 “일본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우리말, 우리글’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해진 같다”며 나름의 분석을 내놓았다.
야마카와는 한국외대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제대로 배워보자’는 생각에 지난 2월 한국에 왔다. 배구선수를 꿈꿨던 그는 일본인이면서도 오사카에 있는 재일민단계 배구 명문인 건국중·고등학교로 진학했다. 하지만 진로에 대한 고민이 찾아왔다. “다른 길을 찾아야 했는데, 한국 학교에 다니다 보니 한국어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한국어는 공부할 수록 매력적이었다. “이웃 나라 언어여서 그런지 비슷한 부분이 많았어요. 표현 방식이 다른 것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배우기도 쉬웠어요.” 그래도 익숙한 모국어와의 차이는 쉽게 극복되지 않았다. “일본어에는 없는 받침과 쌍기역 등 된소리를 발음하기가 힘들었어요. ㄴ과 ㄹ, ㅁ의 발음 차이도 처음에는 구별이 안 됐어요.”
그는 한국어 중에서 ‘우리’라는 말을 가장 좋아한다. “일본에서는 친한 친구끼리도 밥값을 각자 내요. ‘우리’라는 개념이 약하죠. 한국에서는 우리 학교, 우리 반, 그것도 모자라 ‘내 엄마’라고 하지 않고 ‘우리 엄마’라고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는 “한국계 학교를 다녔지만 ‘나는 일본인, 친구들은 한국인’이라는 생각이 강했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라는 단어를 좋아하게 된 뒤로는 일본에서 만난 한국 친구들과도 종종 연락을 하게 됐다고 한다.
야마카와는 현재 어학당에서 ‘최고급’인 6급 과정을 배우고 있다. 한국어 통·번역 과정인 7급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그는 직업도 “한국어를 사용하는 일”로 찾겠다고 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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