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탈북자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10일 오전 경기도 파주에서 대북 전단을 보냈다. 북한이 지난 4일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 대표단을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보낸 것을 계기로 남북 대화 재개가 추진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보수성향 단체 국민행동본부 회원 등 30여 명은 이날 오전 11시께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 주차장에서 이른바 ‘삐라’ 20만장을 대형 풍선 10개에 매달아 띄웠다. 이날은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4주기이자 북한 노동당 창건 69주년 기념일이다.
전단에는 “우리 탈북자들은 (황장엽) 선생이 생전에 이루지 못한 북조선 인민해방과 민주화를 위해 김정은 3대 세습을 끝내기 위한 자유·민주통일의 전선으로 달려간다”는 등의 내용이 적혔다. 황 전 비서의 영결식 모습 등도 컬러 사진으로 담겼다. 전단 외에도 1달러, 소책자, 디브이디(DVD) 등을 함께 풍선에 매달았다. 김정은 체제를 규탄하는 대형 펼침막도 보였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풍선을 날리기에 앞서 “황장엽 선생이 남한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은 것으로 북한에서 알려졌는데 실제로는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사실 등을 북한 인민들에게 알려주려고 행사를 하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그는 또 “인천아시아게임 때 북측 지도자 몇 명이 넘어왔다고 남쪽에서 호들갑을 떨고 있는데 그들 역시 거짓과 위선의 북한 지도자일 뿐이다”고 덧붙였다. 행사는 오전 11시께 시작해 약 30분만에 대북전단 풍선을 날리는 것으로 끝났다. 하지만, 풍선에 매달려 있던 대북전단 주머니 2개가 풍선을 날린 직후 상공에서 터지기도 했다.
파주/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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