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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주민에 모욕 당한 경비원 분신 시도

등록 2014-10-10 19:48수정 2014-10-10 19:49

“개한테 먹이주듯 떡 던지고…툭하면 막말”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아파트 주차장에 서 있던 입주민 승용차 안에서 분신을 시도했다. 다른 경비원들은 평소 입주민들로부터 모욕적인 말이나 지시를 자주 들었는데, 그것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서울 강남경찰서와 아파트 경비원, 주민 등의 말을 종합하면, 7일 오전 9시17분께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 이아무개(53)씨가 입주민 소유의 승용차 안에서 분신을 시도했다. 이씨는 입주민에게 “소독을 해야해 차를 빼야 한다”며 자동차 열쇠를 받아갔다고 한다. 관리사무소 직원 등 2명이 소화기를 들고 달려와 불을 껐지만, 이씨는 3도 화상을 입고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다른 경비원들은 이씨가 분신 직전 한 입주민으로부터 인격적 모독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동료 경비원은 “이날 오전 8시30분 이씨가 입주민으로부터 심하게 혼나고 있는 것을 봤다. 그 입주민은 2주 전에도 나에게 막말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씨와 같은 동에 근무하는 또 다른 경비원은 “해당 입주민은 평소에도 유효기한이 지난 음식물을 5층에서 화단으로 던지며 우리보고 먹으라고 하던 사람이다.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씨의 가방에선 유서로 보이는 메모도 발견됐다. 그는 “여보 날 찾지 마요. 먼저 세상 떠나요. 아들들 미안. ○팀장 원망”이라고 적혀 있었다. ‘○팀장’은 자신을 현재의 동에 배치한 관리자라고 한다.

이 아파트에는 27개동 1924세대가 살고 있다. 경비원은 모두 72명이다. 이들은 다른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경비 업무 외에 주차·택배 업무까지 맡았는데, 주차장이 좁은 탓에 주민들의 불만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왔다고 한다. 한 경비원은 “주차장이 협소해 평소 주차 때문에 말썽이 많았다. 자기 차를 다른 입주민 차가 막고 있으면 당연하게 ‘차를 빼달라’고 지시한다. 자존심이 너무 상해서 자살충동을 느끼기도 한다”고 했다.

강남경찰서는 “자살 시도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인격모독 등 여러 가능성을 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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