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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불법조업 중국어선 압송하자 격렬 저항…선장, 해경 총격에 사망

등록 2014-10-10 20:01수정 2014-10-10 22:05

불법 조업을 단속하던 해경이 쏜 총에 맞아 중국 어선 선장이 사망한 10일 오후 장샤오메이 광주 중국총영사관 부총영사(오른쪽)가 굳은 표정으로 전남 목포시 산정동 목포해경으로 들어가고 있다. 목포/연합뉴스
불법 조업을 단속하던 해경이 쏜 총에 맞아 중국 어선 선장이 사망한 10일 오후 장샤오메이 광주 중국총영사관 부총영사(오른쪽)가 굳은 표정으로 전남 목포시 산정동 목포해경으로 들어가고 있다. 목포/연합뉴스
압송 막던 선원에 위협사격 중 발생
해경 “매뉴얼 지켰으나 배 흔들려”
정부, 경위 설명하고 유감 표명
중국 “경악…책임자 강력 처벌을”
“탕~ 탕”

10일 아침 8시30분께 전북 부안군 왕등도 서쪽 약 144㎞ 해상 부근 한국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80t급 중국 어선(배 이름은 알 수 없음)에서 권총 발사음이 울렸다. 목포해경 특수기동대원 10명은 중국 선원 20명이 타고 있던 이 배를 압송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중국 어선 4척이 이 배를 빠르게 추격해왔다. 중국 어선들은 이 어선 양쪽에 2척씩 배를 붙인 뒤, 선원 수십명이 갑판으로 올라와 칼·맥주병 등 흉기를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중국 선원들은 배아무개 순경 등 해경 2명의 헬멧을 벗기고 목을 졸랐다. 해경은 “권아무개 경장 등 2~3명이 K5 권총으로 공포탄 3발을 쐈는데도 저항이 멈추지 않아 실탄 5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실탄 사격 뒤에야 중국 선원들은 자신들의 배로 도망쳤다. 해경대원들도 경비함인 1508함으로 복귀했다. 중국 선원들의 폭력으로 해경 대원 5명이 다쳤다.

해경은 이날 아침 8시55분께 도주하던 중국 선적 80t급 타망어선 노영호 50987호로부터 환자가 있다는 무선 연락을 받았다. 노영호는 선명 미상의 중국 어선이 나포되자 나포를 방해하던 어선이다. 해경은 노영호 선장 쑹허우무(45)를 곧바로 해경 헬기를 이용해 목포한국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하지만 쑹 선장은 의식이 없는 상태였으며, 오전 11시12분께 사망 판정을 받았다. 목포한국병원 쪽은 “쑹 선장은 왼쪽 쇄골 부근에 총을 맞아 총알(긴 부분 지름 1.8㎝)이 배 안에 그대로 남아 있었고, 폐에 피가 가득 고였다”고 밝혔다.

2012년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중국 선원 1명이 해경이 쏜 고무탄에 맞아 숨진 적이 있지만, 중국 선원이 해경이 쏜 권총 실탄에 맞아 숨진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중국 정부 쪽에 사고 경위를 설명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해경은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쑹 선장의 주검에 대해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다. 해경은 고무탄 등을 먼저 발포한 뒤에도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고 판단될 경우 ‘대퇴부 이하를 조준, 피해를 최소화한다’고 규정해놓고 있다. 해경 쪽은 “총기 사용 매뉴얼을 지켰으나, 실탄을 발사하면서 배가 심하게 흔들렸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쑹 선장 사망에 대해 “경악하고, 강력한 불만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주한국 중국영사관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미 한국 정부에 즉각적인 항의를 표시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에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유관 책임자를 강력히 처벌하라고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언론들은 선장 사망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일부 누리꾼은 “한국 해경이 중국 어민을 숨지게 하는 극악한 행동을 저질렀다. 일본 상품뿐 아니라 한국 상품도 사지 말자”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주중 한국대사관 쪽은 중국의 여론 동향을 살피며 반한 감정으로 치닫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광주/정대하 기자,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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