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성유보 <한겨레> 초대 편집위원장 모란공원 안장

등록 2014-10-11 12:59수정 2014-10-11 22:17

성유보 전 한겨레 초대 편집위원장의 장례식이 치러진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빈소에서 발인이 끝난 뒤 이동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성유보 전 한겨레 초대 편집위원장의 장례식이 치러진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빈소에서 발인이 끝난 뒤 이동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11일 서울광장서 노제 민주사회장 엄수
모란공원 이소선·전태일 열사 옆에 안장
북 민화협 ‘우리 모두에게 큰 아픔’ 조전
<한겨레> 초대 편집위원장(편집국장)으로서, 평생 언론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헌신해온 성유보 사단법인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이사장의 영결식이 11일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졌다.

이날 오전 7시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발인식에 이어 오전 8시부터 고인이 두차례나 편집위원장을 지냈던 한겨레신문사 사옥에서 노제가 열렸다. 오전 9시 반부터는 서울광장에서 각계 인사와 조문객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주·통일 이룰태림 참 언론인 고 성유보 선생 민주사회장’이 치러져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추모했다. 영결식을 마친 추모객들은 10여개의 만장을 앞세우고 서울 광화문 동아일보사 사옥까지 추모행진을 했다.

한겨레신문사에서 열린 노제에서는 부인 장연희씨와 큰아들 덕무씨 등 유족을 비롯해 조문객들이 고인의 영정을 앞세우고 사옥7층 편집국의 국장실 등 여러 곳을 구석구석 돌아보았다. 추모식에서 초대 정치부장으로서 성 전 위원장과 함께 일했던 성한표 전 편집위원장은 추모사를 통해 “한겨레 창간의 정신이 터부와 나쁜 관행을 깨자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불과 열흘 전 형의 이름 ‘이룰태림’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큰 숲이 되라고, 어릴 때 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이었다고 했다”고 소개하고 “저 세상에서 큰 숲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서둘러 이 세상을 떠나신 것이냐”며 애통해했다.

성유보 전 한겨레 초대 편집위원장의 장례식이 치러진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빈소에서 발인이 치러지고 있다. 조문객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성유보 전 한겨레 초대 편집위원장의 장례식이 치러진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빈소에서 발인이 치러지고 있다. 조문객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서울광장에서 열린 영결식에서 함세웅 신부는 “정의구현사제단 40주년 기념 심포지엄 준비위원장으로서 고인이 ‘사제들에게 역사적으로 빚을 졌다’고 말했지만, 고인은 이미 투신의 삶으로 그 빚을 다 갚았다”며 “이제는 저희들이 성 선생에게 역사적 빚을 졌다. 고인의 뜻을 되새기며 살겠다”고 추모했다. 고인과 한겨레 편집국에서 함께 일했던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은 “고인의 육신은 흙으로 돌아가지만 빛나는 정신과 민주 통일의 열망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울먹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부인의 만류를 무릅쓰고 주례를 한 뒤 입원할 만큼 인간에 대한 예의를 죽음 직전까지 지켰다”며 “온화하고 조용했던 전사 성유보 동지, 평안한 세상에서 영면하시라”는 말로 추모사를 마무리했다.

성유보 한겨레신문 초대 편집위원장이자  우리겨례하나되기운동본부이사장의 민주사회장이 11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마친뒤 동아일보사앞에서 노제를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성유보 한겨레신문 초대 편집위원장이자 우리겨례하나되기운동본부이사장의 민주사회장이 11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마친뒤 동아일보사앞에서 노제를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정영무 한겨레신문사 사장은 추모사를 통해 “초대 편집위원장으로서 자유언론의 기틀을 다지셨다. 성 선배님의 혜안과 뚝심이 없었으면 오늘의 한겨레는 없었을 것”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고인과 민주언론운동협의회 등 언론운동을 함께 했던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달 세월호 광화문 단식 농성장에서 만난 자리에서 “(고인이) 나 건강 많이 좋아졌다. 우리 다시 열심히 해보자”고 대화한 사실을 회고하며 “(고인의) 죽음이 우리 모두에게 정의의 초대장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방송 새노조 권오훈 위원장은 “후배 언론인들이 성유보 선배께 진 빚을 갚겠다”며 “그 뜻이 헛되지 않도록 자유언론 수호와 민주언론 쟁취의 꿈을 저희가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권 위원장은 “우리 모두 성유보가 되겠다”는 말로 추모사를 마쳤다.

장례 절차의 호상을 맡은 신홍범 전 조선투위위원장은 “어떤 삶이 가치있고 고귀한 삶인지 일깨우는 교훈을 주고 떠났다”고 고인의 숭고한 삶을 기렸다.

10일 저녁 성유보 선생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서대문구 연세세브란스 병원에서 <추모의 밤> 행사가 열리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10일 저녁 성유보 선생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서대문구 연세세브란스 병원에서 <추모의 밤> 행사가 열리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성유보 전 한겨레 초대 편집위원장의 장례식이 치러진 11일 오전 발인을 마친 운구차가 한겨레신문 사옥에 들러 7층 편집국을 돌아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성유보 전 한겨레 초대 편집위원장의 장례식이 치러진 11일 오전 발인을 마친 운구차가 한겨레신문 사옥에 들러 7층 편집국을 돌아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가족을 대표해 고인의 큰아들 덕무씨는 마지막으로 추모단상에 올라 “지난 대선 뒤 아버지가 몸이 안 좋으셔서 설에 집에 갔었다”며 “박정희 전두환 정권 때도 버텼는데 박근혜 시대 따위를 못버티겠느냐고 하셨다”고 아버지와의 최근 대화를 조문객들에게 소개했다. 이어 “애초 가족장으로 치를 생각이었는데 이부영 선생님께서 남편 성유보 아버지 성유보만 있느냐고 말씀하셨다”며 민주사회장으로 치르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장례를 치르며 언론인 성유보도, 민주주의 사상가 성유보도, 평화 통일운동가 성유보도 보게 됐다”며 “여러분들도 각각 여러분의 성유보를 보게 되는 것 같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그러면서 “한가지 부탁이 있다”고 했다. “아버지를 한번도 뜨겁게 안아보지 못했다”며 “여러분의 성유보를 보게 된다면 제가 못한 뜨거운 포옹을 해주기 바란다”는 말로 결국 조문객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이소선합창단의 조가가 울리는 가운데 헌화를 마친 조문객들은 서울시청에서 동아일보사 앞까지 ‘참 언론인 이룰태림’ ‘고이 잠드소서’ ‘한 눈밝은 사람이 소리쳤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등의 글이 적힌 만장을 앞세우고 추모 행진을 했다.

동아일보에서 강제해직된 뒤 동아투위가 매년 두차례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 때마다 외친 구호 “동아일보는 언론인 대량학살을 사죄하라”“동아일보는 각성하라”는 구호가 이날 노제에서도 어김없이 제창됐다.

고인의 유해는 이날 오후 서울 원지동 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경기 마석 모란공원에 묻혔다. 전태일·이소선 열사 옆이다. 추모공원 영결식에 모인 이들이 꽃을 올려 둔 관이 불길 속으로 들어가자 150여명의 참석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마지막 배웅을 했다.

평생의 친구이자 동지인 이부영은 마지막 조사에서 “자네가 걸어온 참언론, 민주평등의 길을 후배들이 온전히 이어받겠다. 빛이 나는 구두 한 벌 본 적 없고 행동은 어눌하고 말도 느릿했지만 지혜를 담은 눈은 형형하게 시대를 꿰뚫었다. 자네 영혼이 우리에게 지혜를 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허미경 최우리 기자 carmen@hani.co.kr

북한 민화협, 성유보 선생 장례위에 조전 보내와

북한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가 11일 성유보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이사장의 장례위원회에 조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성 이사장 장례위원회 쪽은 이날 북한 민화협이 ‘고 성유보 선생의 명복을 빕니다’는 제목의 조전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민화협은 조전에서 “성유보 선생은 한 생을 언론인의 깨끗한 양심과 지조를 지켜 정의의 붓대. 불의에 맞서 왔으며 우리 민족이 하나되는 통일의 그날을 위해 헌신을 바쳐왔다. 그처럼 사회 민주화와 그날의 통일을 위해 투신해온 선생을 잃은 것은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아픔이다”고 밝혔다. 북한 민화협은 남북 민간 교류의 북한 쪽 창구 구실을 하고 있는 기구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 [화보] 웃는 그 얼굴, 이제 보내드립니다
※ [‘길을 찾아서’ 연재 다시보기] 이룰태림-멈출 수 없는 언론자유의 꿈
※ [전문] ‘성유보 선생 별세’ 성한표 한겨레 전 편집국장 추모사
※ [바로 가기] 민주·통일 이룰태림, 참언론인 고 성유보 선생 사이버 추모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