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6개월]
해경 지능형 해상교통시스템
해상교통관제센터 영역과 충돌
세월호 침몰 초기 통신장애 의심
해경 “최근에 변경” 말했다가
“아직 작업중” 뒤늦게 시인
해경 지능형 해상교통시스템
해상교통관제센터 영역과 충돌
세월호 침몰 초기 통신장애 의심
해경 “최근에 변경” 말했다가
“아직 작업중” 뒤늦게 시인
세월호 참사 때 국제조난통신망인 ‘채널 16번’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은 원인으로 꼽혔던 결함이 해결되지 않은 채 여전히 관련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해경의 ‘지능형 해상교통관리시스템’의 선박 이상운항 분석 영역과 해상교통관제센터(VTS)의 관제해역 중복 문제가 채널 16번의 통신장애 원인으로 지적됐지만, 후속 조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채널 16번’은 참사 이후 구조대가 세월호와 교신을 시도한 내역이 공개되면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사고 신고 직후 세월호로 향하던 해경123정은 오전 9시3분과 9시4분 두 차례에 걸쳐 채널 16번으로 세월호를 호출했지만 응답이 없었다. 9시10분에 이륙해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해경 헬기 511호도 채널 16번을 이용해 세월호와 교신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최초 신고 시각인 8시52분에서 10분여가 지난 그 시각에 채널 16번을 통해 통신이 원활하게 이뤄졌다면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었다. 해경이 내부 상황을 좀더 정확히 파악하거나, 최소한 ‘탑승객에게 탈출하라는 방송을 내보내라’는 지시 정도는 충분히 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침몰이 본격화한 이후엔 구조헬기 등의 소음에 묻혀 외부의 탈출 안내 방송 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 등에 비춰보면 더 안타까움을 남기는 대목이다.
세월호가 사고 직후 채널 16번 호출에 응답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좀더 정확한 조사가 진행돼야 하지만, 이미 세월호 참사 직후 통신장애 원인에 대한 진단은 제시된 바 있다.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입수한 해경의 ‘지능형 해상교통관리시스템’ 관리업체의 ‘세월호 이상운항 분석결과’ 보고서를 보면, “지능형 시스템이 해상교통관제센터(VTS)의 관제 해역을 분석 영역에서 제외하지 않을 시, 해당 선박을 채널 16번이나 관제 채널로 호출할 때 응답이 안 되는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즉 해경이 운영중인 지능형 시스템의 분석 영역과 해상교통관제센터의 관제 해역이 중복되면, 그 해역에 있는 선박에 대한 통신장애가 일어날 수 있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해경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세월호 참사 6개월이 된 지금까지 중복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방치해왔다. 해경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최근에 변경했다”며 중복 문제를 해소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가 이튿날 “지능형 시스템 분석 영역에서 해상교통관제센터 관제 해역을 제외하려고 작업중이다. 아직은 중복돼 있는 게 맞다”고 뒤늦게 시인했다.
해경의 ‘지능형 해상교통관리시스템’은 2011년 도입한 것이다. 선박의 위치정보를 받아 운항상황을 자동으로 분석해 해경 상황실과 선박 등에 제공하는 첨단 시스템인데, 정작 세월호 참사 때는 이 시스템의 일부 기능이 고장난 상태였다. 여기에 해상교통관제센터와의 중복 문제로 통신장애까지 발생했다는 지적을 받고도 해경은 이를 방치한 것이다.
김규남 하어영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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