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원 등과 국감 출석
유가족들 “말이 되냐” 고함
유가족들 “말이 되냐” 고함
세월호가 침몰한 지 꼭 6개월째인 16일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세월호 참사의 원인과 책임 규명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는 지난 4월16일 사고 해역에 가장 먼저 출동한 해경 123정 정장과 세월호 선원을 비롯한 세월호 관련 11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구속 수감된 상태라 수의를 입은 채였다. 유가족 4명이 이들을 지켜봤다. 이준석 선장은 위원회의 동행명령장 발부에도 끝내 출석을 거부해 이날 증언대에 서지는 않았다.
의원들의 질타는 123정 정장인 김아무개씨에게로 집중됐다.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이 “승객들에게 왜 퇴선 명령을 내리거나 선내 진입을 하지 않았냐”고 묻자, 김씨는 “그때 상황이 너무 긴박하고 당황해서 제가 퇴선 지시를 못 내렸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도 김씨는 “(승객을) 못 봐서 구조를 못 했을망정 본 사람은 다 구조했다”고 변명했다. 이를 들은 유가족은 “그렇게 말할 수 있냐”고 소리를 질렀다. 김씨는 “123정은 당시 상황에서는 최선의 구조를 했다고 저는 생각한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승객들을 버리고 배를 탈출한 선원들에게도 의원들의 질책과 추궁이 쏟아졌다. 당시 선장을 대신해 제주 관제센터에 구조 신호를 보낸 1등 항해사 강아무개씨는 “먼저 탈출할 때 안에 남은 수많은 승객들 생각은 안 했냐”는 김승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문에, “그때 해경에서 빨리 타라고 해서 정신없이 타버렸다. 별생각 없었다”고 답했다. 그 뒤에도 그는 의원들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등 성의 없고 오락가락하는 답변으로 일관해 “수사 자료가 있는데 자꾸 그러면 위증으로 강하게 처벌받을 수 있다”(박민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는 경고를 받기도 했다. 다른 선원인 사무장에게 선내 대기 방송을 명령한 2등 항해사 김아무개씨도 “‘구명조끼 입고 대기하라’(는 방송을) 그쪽(사무장)에게 하라고 전달했다”고 주장하면서 “(그런) 방송이 실제 나왔는지는 못 들었다”고 변명했다.
해경과 선원들의 무책임한 태도에 방청하던 유가족들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무슨 최선을 다했냐”, “말이 되냐”고 소리쳤다. 국감이 잠시 정회된 사이 해경과 선원들이 대기실로 들어가자, 유가족들은 대기실 앞에서 교도관, 방호원에게 “얼굴을 보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가 가로막히기도 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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