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과 같이 봐서
1㎡당 100㎏ 견디는 구조
남성 2인 올라서면 위험
바닥형은 1㎡ 당 300~500㎏
어른 4~7명 올라서도 견디게 시공
1㎡당 100㎏ 견디는 구조
남성 2인 올라서면 위험
바닥형은 1㎡ 당 300~500㎏
어른 4~7명 올라서도 견디게 시공
지하철, 지하도, 건물 지하 등과 연결된 지상 환기구(환풍구)의 상판 강도는 바닥형과 돌출형 사이에 최대 5배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닥형 환기구는 대부분 안전하지만, 돌출형 환기구는 사람이 올라서면 안 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토교통부는 지난 17일 판교 환풍구 붕괴 참사와 관련해 자료를 내어 “돌출형 환기구는 통상 사람이 출입하지 않는 지붕과 같이 봐서 1㎡ 당 100㎏의 무게를 견디는 구조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것은 국토부가 고시한 ‘건축구조기준’에 따른 것이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돌출형 환기구는 1㎡에 2명의 남자 어른(70㎏ 기준)이 함께 올라서면 안 되는 정도의 약한 강도를 갖고 있다. 돌출형 환기구는 사람이 올라서면 안 되는 ‘위험한’ 환기구인 셈이다.
반면, 바닥형 환기구는 사람은 물론이고 차량까지 올라설 수 있도록 튼튼한 구조로 설계·시공하게 돼 있다. 바닥형 환기구는 환기구가 설치된 공지의 용도에 따라 1㎡당 300~500㎏까지 버틸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국토부의 고시에 따르면 사람이 지나다닐만한 곳에는 1㎡당 300㎏, 차량이 통행할 만한 곳에는 1㎡당 500㎏를 기준으로 설계·시공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바닥형 환기구는 1㎡당 4~7명의 어른이 올라서도 무너지지 않도록 시공하게 돼 있다. 지하철의 환기구는 형태와 관계없이 모두 1㎡당 500㎏를 기준으로 설계·시공돼 있다.
문제는 시민들이 바닥형과 돌출형 환기구의 강도가 3~5배나 차이가 나는 것을 거의 모른다는 점이다. 더욱이 돌출형 환기구 가운데는 사람들이 쉽게 올라갈 수 있을 정도의 낮은 환기구도 많다. 김상문 국토부 건축정책과장은 “이번 사고는 강도 자체보다는 사람들이 몰린 데 원인이 있으므로 환기구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둥형으로 높게 짓거나, 위치 조정이나 조경, 안전 울타리 등을 이용해 접근을 막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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