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법인들이 수익성도 없는 ‘수익용 토지’를 5조5794억원어치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24일 <한겨레>에 공개한 ‘2012~2013년 사학법인 수익용 기본재산(수익용 재산) 보유 및 수익 현황’을 보면, 2013년 전국 사립대 법인 254곳의 수익용 재산은 9조1975억원으로 2012년 8조9200억원보다 2775억원이 늘었다. 수입은 2775억원으로 2012년보다 124억원이 줄었다.
수입이 준 이유는 수익용 재산의 60.7%를 차지하는 토지 수익이 적어서다. 사학법인들의 2013년 수익용 토지는 5조5794억원어치인데 여기서 얻은 수입이 322억원(수익률 0.6%)뿐이다.
학교 터 등 교육용 기본재산과 달리 수익용 재산은 수익 목적의 자산이다. 사학법인은 연간 학교운영비의 10배 이상에 해당하는 수익용 재산을 확보해야 한다. 토지·건물·주식·정기예금·국채·공채 등이 인정되는데, 여기서 생긴 수익의 80% 이상을 학교 운영비로 써야 한다. ‘대학 설립·운영 규정’에선 수익용 재산의 수익률을 ‘총액의 3.5% 이상’이라 적시하고 있는데, 지난해 이에 미치지 못한 대학이 197곳이다. 수입이 한푼도 없는 사학법인도 20곳이다.
2013년 수익용 재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건국대 법인의 토지 수익률은 0.8%였다. 수익용 재산 상위 10개 법인 가운데 연세대, 명지대, 한림대, 연암공대, 유한대 법인의 토지 수익률은 0%였다.
정진후 의원은 “사립대 법인들이 수익이 나지 않는 토지를 계속 보유하는 것은 법인의 학교 운영 책임을 등록금에 떠넘기는 것이다. 교육부가 나서서 사학법인이 수익용 재산이란 명목으로 법인 자산 불리기만 하는 것이 아닌지 조사하고, 불필요한 토지를 매각해 신탁예금 등 안정적인 수익처를 찾도록 해야 한다”고 짚었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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