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전 헌재 재판관.
3억2천만원 횡령한 혐의
“특정업무경비 유용 입증 쉽지않아”
“특정업무경비 유용 입증 쉽지않아”
검찰이 특정업무경비 3억2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고발당한 이동흡(63)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불기소 처분한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24일 “이동흡 전 재판관의 횡령의 ‘범의’(범죄를 저지르려는 의사)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계좌 내역 등을 좀더 확인해본 뒤 사건을 종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전 재판관은 헌재 재판관 시절인 2006~2012년 다달이 받은 300만~500만원가량의 특정업무경비 3억2000여만원을 개인계좌에 넣고 신용카드 대금·보험료 납부 등 사적 용도로 쓴 혐의로 지난해 2월 참여연대에 의해 고발당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안권섭)는 헌재에서 특정업무경비 지급 내역과 사용 현황을 제출받아 이 전 재판관이 낸 금융 자료와 대조해 왔다. 또 헌재에서 특정업무경비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고, 지난 8월에는 이 전 재판관을 불러 직접 조사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적 사용처를 특정해 횡령의 범의를 입증해야 하는데, 문제의 계좌에 개인 돈과 특정업무경비가 뒤섞여 있어 횡령 금액을 구분해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전 재판관은 검찰 조사에서 다른 개인 계좌에서 출금한 돈으로 공적인 용도에 사용하기도 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 초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의해 새 헌법재판소장으로 지명된 이 전 재판관은 인사청문회에서 경비 유용과 위장전입 등 의혹이 불거져 지명 41일 만인 지난해 2월13일 후보직에서 낙마했다. 참여연대 박근용 협동사무처장은 “경비를 사적으로 유용한 사실은 분명하다. 고위 법관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불기소 처분이 내려진다면 바로 항고하겠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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