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배 타고 돌아오렴” 세월호 참사 발생 200일째인 1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00일 팽목항 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남은 실종자들의 귀환을 바라며 종이배를 매단 노란 리본을 바다를 향해 날리고 있다. 진도/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200일 추모대회
“저희들의 손을 놓지말아 달라”
가족·시민들 노란 풍선 흔들어
안산 분향소에선 가족 추모식
편지 낭독에 식장 눈물바다로
“저희들의 손을 놓지말아 달라”
가족·시민들 노란 풍선 흔들어
안산 분향소에선 가족 추모식
편지 낭독에 식장 눈물바다로
“잊지 않을게”, “끝까지 밝혀줄게” 무대 위 사회자가 외치자 노란 리본에 촛불을 든 참가자들이 따라 외쳤다.
세월호 참사 200일째인 1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범국민추모대회가 열렸다. 유가족 300여명을 포함해 주최 쪽 추산 1만명(경찰 추산 3500명)이 참석했다. 범국민추모대회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들과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세월호 특별법 제정 이후에도 진상규명 촉구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하는 자리였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개회사에서 “오늘 이렇게 모인 마음들은 안전한 사회 건설을 위해 함께 나아가기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 국민 여러분이 저희들의 손을 놓지 말아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시민들은 ‘안전한 나라에서 살고 싶어요’, ‘세월호 진상규명’이라고 쓰인 노란 풍선과 손팻말을 흔들었다.
이어 세월호 참사 대구·광주·부산·전북 대책위 대표 등 8명이 무대에 올라 “진실과 안전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 이 길을 끝까지 함께 가겠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추모대회에 참석한 대학생 김아영(19)씨는 “200일이 지나도록 유족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지 못했다. 진상규명을 위해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고 했다. 정은희(50)씨는 “다시는 이런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흐지부지 넘어가선 안 된다”고 했다.
앞서 오후 1시에는 경기 안산시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유족과 시민 6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세월호 참사 200일 가족 추모식’이 열렸다. 희생자들을 기리는 묵념을 하는 순간 추모식은 눈물바다가 됐다. 단원고 학생 고 김동혁군의 어머니 김성실씨가 “진실이 드러나는 그날까지 전진할 테니 꿈에라도 찾아와주면 좋겠다”는 내용의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자 추모식장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나왔다. 이어 생존 학생 최아무개양은 “대학생이 되고 직장인이 되어도 친구들과 함께 나눴던 추억과 약속을 잊지 않고 친구들 몫까지 다하며 살아가겠다”는 ‘친구 부모님들께 드리는 글’을 눈물 젖은 목소리로 읽어내려갔다. 추모식 도중 자신의 생일인 지난달 29일 극적으로 주검이 수습된 황지현양의 영정이 도착해 합동분향소에 안치됐다. 친구들과 유족, 시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황양의 넋을 기렸다.
한 생존 학생 어머니는 “악성 댓글로 우리 아이가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아 추모식에 오기 싫었다. 그런데 아이가 ‘친구들을 보러 가겠다’고 해서 함께 왔다. 희생된 친구 얼굴을 그린 그림과 부모님에게 전달할 편지를 가지고 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안산 추모식에는 안산 시민들은 물론 전국에서 올라온 이들도 함께했다. 대구에서 친구 16명과 버스를 빌려 타고 왔다는 김태우(38)씨는 “여야가 합의해 통과시킨 세월호 특별법에 부족함이 많지만, 그래도 앞으로 진상조사가 제대로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규남 최우리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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