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효가 입증되지 않은 일반식품을 당뇨병 치료와 성기능 장애 개선 등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속여 팔아 100억대를 챙긴 일당이 경찰에 잇따라 붙잡혔다.
경기 포천경찰서는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유통업자 김아무개(55)씨 등 37명을 붙잡았다고 3일 밝혔다. 김씨 일당은 201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일반식품인 ‘씨알엑스골드’ 등을 성기능 개선과 당뇨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과장광고해 팔아 105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경찰이 수사하면 이른바 ‘바지사장’을 자수시켜 부당이득금을 축소 신고해 법원 판결까지 시간을 벌고, 그 기간에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에 나서면 ‘이미 자수했다’고 둘러대며 영업을 계속 하는 등의 수법으로 수사를 방해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조아무개(49)씨 등 의사·한의사 등과 짜고서 이들을 광고 모델로 내세워 소비자를 속였으며, 주로 신문이나 인터넷에 광고를 올려 구매를 유도했다.
김씨 등은 포천시 인근에 소규모 작업장을 차려 놓고 직접 제품을 만들기도 했으며, 원가 1만5000원인 식품 ‘파워엠’을 19만8000원에 파는 등 가격을 10배 안팎 부풀려 팔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만든 제품은 건강보조식품도 아닌 일반식품으로 제조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약효가 전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달아난 공범 김아무개(56)씨를 쫓고 있다.
한편, 경기 동두천경찰서는 일반식품과 정수기를 건강에 효과가 있다고 과장광고해 팔아 억대를 챙긴 장아무개(37)씨 등 3명을 이날 식품위생법위반과 방문판매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장씨 등은 지난 6월부터 넉 달 동안 동두천시에 홍보관을 차려 놓고 일반식품인 말굽버섯과 정수기의 일종인 수소환원수기 등을 암과 당뇨병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처럼 속여 팔아 1억7천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원가가 3㎏당 6만원인 말굽버섯을 39만원에, 원가 50만원인 수소환원수기를 150만원에 파는 등 가격을 부풀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판 말굽버섯과 쾌청환 등은 건강보조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으로 허가를 받은 것이다. 수소환원수기 또한 정수와 이온 생성 기능만 있을 뿐 암과 당뇨병 등 특정 질병에 대한 치료 효과는 입증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장씨 등은 젊은 사람과 견줘 상대적으로 판단력이 떨어지는 60∼70대를 주로 노렸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250∼3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포천·동두천/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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