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풍경] ‘영어에 미친 나라’ 펴낸 최돈우 경위
최돈우 경위가 지난달 28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영어 오·남용을 비판한 자신의 책 <영어에 미친 나라, 대한미(美)국>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최돈우 경위 제공
공직사회 영어 오·남용뿐 아니라
서울 등 오가며 실태 꼼꼼 조사 청소년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대중가요계의 영어 남용도 책에 담았다. 대중가요 가사·제목은 물론이고 ‘걸스데이’, ‘애프터스쿨’ 등 그룹 이름, 가수 이름조차 영어가 판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외국인들이 국내 가수의 이름과 노래 제목·가사 등에 영어가 넘쳐나는 것을 보고 우리를 비웃을 수 있다. 한류가 아니라 국가망신”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내비게이션’은 ‘길도우미’, ‘러브샷’은 ‘사랑건배’로 하는 등 영어 표현을 한글로 바꿔 사용하자는 제안도 했다. 최 경위는 지난해 3월 국립국어원 국어문화학교에서 일주일짜리 교육을 받고 한글사랑에 빠졌다. 평소 신고·출동 때 영어 등 외국어 일색인 간판 때문에 겪었던 ‘불통 경험’도 책을 낸 동기가 됐다. 그는 지난해 초부터 근무지 강릉뿐 아니라 서울 등지의 거리와 방송 등에서 영어 오·남용 실태를 꼼꼼하게 조사해 370쪽 분량의 책에 담았다. 2011년 동료강사제도를 통해 인권강사가 된 그는 경찰 조직 안을 돌며 인권 강의도 하고 있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대한민국 인권상을 받기로 했으며, 앞으론 ‘한글사랑 도우미’로도 나설 참이다. 그는 “책에 미처 담지 못한 내용도 많이 있다. 경찰 조직에서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든 한글사랑 교육이 필요한 곳에는 언제든 달려가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글의 우수성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22일 오전 11시 강릉 포남동 문화공간 ‘공감’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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