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용 새정치 민주연합 의원.
[신학용 의원 정책비 등 내역 보니]
회계 직원 집 근처 가게 반복 등장
보좌진 인센티브도 일부 횡령한 듯
정치 자금 만들 목적이었을 수도
회계 직원 집 근처 가게 반복 등장
보좌진 인센티브도 일부 횡령한 듯
정치 자금 만들 목적이었을 수도
국회사무처는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개발비와 일반 경비를 지급하고 있다. 국회는 의정활동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최소한의 사용 증빙 내역만 요구한다. 수사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실의 정책개발비와 경비 관련 자료를 확인해본 결과,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격이나 다름없었다.
6일 <한겨레>가 입수한 신 의원실의 지난해 정책개발비와 경비 사용 내역을 보면, 신 의원실은 지난해 3월14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실에서 유아교육법 개정 방안 간담회를 개최했다. 의원실은 간담회 비용이라며 3월11~17일 식비 영수증 63만3400원을 제시하고 정책개발비를 수령했다. 이 가운데는 간담회 장소와 관계없는 서울 강북구 음식점에서 지출된 20여만원이 섞여 있었다. 강북구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조기룡)의 조사를 받는 신 의원실의 전 회계담당 직원 진아무개씨의 주소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 뒤로도 신 의원실이 국회사무처에 제출한 사용 내역에는 강북구 지역 패스트푸드점, 분식점, 족발집,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썼다는 내용이 반복해 등장한다.
신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에서 지출된 영수증도 다수 눈에 띈다. 신 의원은 지난해 3월5일 자신의 상임위 위원장실에서 사회적 협동조합 관련 간담회를 열었다. 대기업 사회공헌팀과 대학원 연구원 등이 초청된 자리였다. 그런데 이 간담회에 대한 정책개발비 사용 내역은 계양구의 한 한정식집에서 지출된 33만원짜리 영수증이었다.
의문스러운 지출 내역은 형태를 가리지 않았다. 신 의원은 지난해 3월 에콰도르의 아우구스토 에스피노사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예방을 받았다. 의원실은 이 간담회 비용으로 183만원을 청구했는데, 지출 증빙에는 경기 광주시의 해장국집 등의 영수증이 포함돼 있다. 또 간담회 비용에 포함된 선물(의류) 값 75만원은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여성복 매장에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 의원실에 지급된 경비 가운데는 보좌진 7명의 특별 인센티브 460여만원도 들어 있는데, 일부는 검찰 조사에서 인센티브를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신 의원 보좌진 가운데는 급여 일부를 신 의원의 정치자금으로 제공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풀려난 조계자 인천시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검찰은 이런 방식으로 유용된 신 의원실의 정책개발비와 경비가 지난해에만 1000만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회계를 맡았던 진씨가 사적 용도로 정책개발비와 경비를 유용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허위 영수증 처리로 의원실의 정치자금을 만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007년부터 올해 초까지 전·현직 보좌진 급여 일부를 돌려받아 억대의 정치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신 의원을 추가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임관혁)는 조만간 신 의원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국회의사당 전경.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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