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꿈 많았던 채원에게 엄마가
사랑하는 내 딸, 채원아.
올해는 은행잎도, 단풍도 너무 예쁘게 물들었구나. 하지만 아름답다며 감사하다고 느껴야 하는지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 아무것도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는 내 딸은…. 그러나 오늘은 예쁜 단풍을 보면서, 내가 아닌 채원이가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채원이를 어이없이 보내고 나서 엄마에게는 새로운 하루하루가 시작되었단다. 채원이와 늘 함께하던 일상에서 이제는 채원이가 없는 일상을 보내야 한단다. 매순간 새로운 시작과 도전을 반복하는 것만 같단다. 채원이 없이 견뎌야 했던 이번의 길고도 긴 추석은 잊을 수가 없다.
든든한 내 편이었던 내 딸, 채원아.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내 딸”이라고 부르고 싶지만 차마 부를 수가 없구나. 가장 소중하다면서 무기력하게 채원이를 보냈구나. 너무도 부끄러운 부모이기에, 미안하고 또 미안해서 차마 소중하다는 말을 쓸 수가 없구나. 그저 엄마 딸로 와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늘 표현이 부족한 엄마였지만, 이 세상 어느 부모 못지않게 채원이를 많이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다.
엄마에게 주어진 시간 허비하지 않고 성실히 살게. 언젠가 우리가 만나면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면서 우리가 만날 때를 기다리며 살게.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채원이에게, 엄마가.
길채원양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