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삼척 자살 중학생 체벌교사 불구속 입건…‘간접체벌도 가혹행위냐’ 놓고 논란

등록 2014-11-12 21:45

아동복지법 위반·폭행 혐의 적용에
교사 “오리걸음 등 시켜…폭행 안해”
교총 “무리한 혐의…생활지도 못해”
시민단체 “시대착오…진상 밝혀야”
지난 9월 강원 삼척의 한 중학생이 자살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이 학교 교사가 생활지도를 명목으로 학생에게 가혹행위를 했다며 아동복지법 위반 및 폭행 혐의를 적용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 등은 간접체벌도 가혹행위라며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지만 교총 등은 무리한 법 적용이라고 맞서고 있다.

강원 삼척경찰서는 숨진 ㄴ(중3)군을 체벌한 ㄱ(49) 교사를 아동복지법 위반 및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11일 ㄱ 교사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ㄱ 교사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 9월까지 ㄴ군 등이 학내에서 담배를 피우다 수차례 적발되자 이들을 생활지도 하는 과정에서 오리걸음과 운동장 뛰기, 엎드려뻗치기 등의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ㄴ군은 지난 9월12일 자신의 집에서 ‘선생님이 벌주고 욕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목을 매 이튿날 숨졌다.

경찰은 ㄱ 교사가 생활지도 과정에서 가벼운 폭행도 했으며, 선도협의회를 열지 않고 자의적으로 판단해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생활규정 어디에도 학생들에게 오리걸음 등을 허용한 내용이 없고, 체벌 시간도 지나쳤다”고 법 적용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ㄱ 교사는 “똑같은 학생이 똑같은 잘못을 저질러 협의회를 열지 않고 지도했을 뿐 폭행은 절대 없었다. 체력단련을 시킬 수 있도록 돼 있는 교내 학생선도규정을 따랐다”고 말했다.

경찰의 법 적용을 두고 엇갈린 시각이 나오고 있다.

정덕화 강원도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중학생이 숨진 사건은 안타깝지만, 간접체벌까지 처벌하고 징계한다면 아무도 학생 생활지도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성철 ‘중학생 사망 진상규명 및 교사체벌금지 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일부 교사와 단체가 ‘벌도 못 주게 하면 앞으로 학생 지도를 어떻게 하란 말이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데, 이는 뒤집어보면 학생을 지도하는 방법이 ‘벌을 주고 때리고 폭언을 하는 것밖에 없다’는 구시대적인 발상이 아직도 학교 현장에선 만연해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강원도교육청은 이 사건을 계기로 직간접적 체벌 등을 막는 아동학대 예방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강삼영 도교육청 대변인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도 ‘도구와 신체 등을 이용해 학생 신체에 고통을 가하면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직접 때리는 것뿐 아니라 책상을 들고 서 있게 하거나 오리걸음을 하게 하는 등의 간접체벌도 학생 신체에 고통을 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