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운동 좋아했던 대희에게 아빠가
대희에게.
사랑하는 대희야.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어느덧 겨울의 문턱에 와있구나. 언제나 듬직했던 우리 아들, 그곳 하늘에서는 잘 지내고 있겠지? 지금도 열심히 무술 연마하고 있을까? 좋아하는 피자, 치킨도 매일 먹고 있겠지? 혹 너무 많이 먹어서 살 뺀다고 요새도 새벽에 운동 나가는 것은 아니겠지?
대희야, 너무너무 보고 싶구나. 우리 아들 부드러운 목소리 한 번 들어 봤으면. 따뜻한 손 한번 잡아 봤으면. 통통한 볼 한번 만져 봤으면. 보고 싶고 궁금한 게 너무도 많은데 왜 한 번도 아빠 꿈 속에 놀러 와서 알려 주지를 않니? 그곳에 먼저 간 게 너무 억울하고 원통해서 그러니?
대희야, 인제 그만 이곳 사람들 용서해주면 안 될까? 모든 거 다 내려놓고 그곳 하늘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으면, 멀지 않은 시간에 우리 가족들 다시 만나 살 수 있으니까 말이야. 대희야, 누구나 다 그곳 영면의 세상에 가게 돼 있어. 우리 아들은 남들보다 아주 조금 일찍 그 세상으로 간 거니까, 너무 슬퍼하지 말고 인제 그만 모든 거 다 용서해주자.
여기 가족들도 우리 대희 다시 만날 그날을 위해서 열심히 살아나갈게. 대희한테 부끄럽지 않게 살아 나갈 거야. 그러니 우리 아들도 그곳에서 행복하게 지내면서 기다리고 있으면 돼, 알았지?
사는 게 힘들고 외로워도 더 이상 울지 말고 슬퍼하지도 말고, 아빠가 항상 말했듯이 허리 쭉 펴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거야. 대희가 그곳에서 늘 우리 가족을 지켜보듯이 우리도 항상 사진 속의 아들을 보고 있고 가슴 속의 추억을 기억하고 있단다. 그러니 대희야, 우리 다시 만날 그날을 고대하면서 조금만 더 힘내자. 우리 아들은 항상 아빠 말 잘 들었으니까. 무슨 말인지 이해하고 그리할 줄 아빠는 믿는단다. 아빠도 더 이상 슬퍼하지 않고 우리 가족들을 위해서 그 전보다 더 열심히 살아 나갈 거야. 그곳에서 많이 응원해주고 지켜봐 줘, 알았지?
대희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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