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축구를 좋아했던 건우에게
건우야. 사랑하는 우리 아들, 우리 똥강아지. 엄마가 아무리 불러도 우리 아들은 대답이 없네. 우리 아들이 엄마 곁에 없는 게 벌써 반년도 훌쩍 지났어. 꽃 피는 봄에 수학여행을 떠나, 이제 겨울이 왔는데도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우리 아들.
엄마는 아직도 우리 아들이 제주도에 있을 것만 같은데…. 제주도 가면 만날 수 있는 걸까? 학교 끝날 시간 되면 지금도 엄마는 전화기를 자꾸 쳐다보고 있어. “엄마 어디?” 하고 전화 올 것만 같아. “오늘 저녁 반찬은 뭐야? 엄마.” 지금도 자꾸 뒤돌아보게 돼.
집에서는 막내여서 애기로만 생각했는데, 학교에서는 친구들도 잘 보살피고 항상 배려할 줄 아는 아들이었지. “엄마, 나는 꼭 체육 선생님이 될 거야”, “애들 가르치는 게 너무 재밌을 것 같아”, “엄마, 나는 나중에 결혼하면 꼭 딸을 낳을 거야”, “여자 애기들이 너무 예뻐.” 네가 했던 말이 귓가에 아른거린다.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너무너무 많은데, 우리 아들이랑 마지막 통화가 생각나. “엄마, 난 안전하니까 걱정하지 마. 구조대 다 왔어. 소리도 들려. 나가서 전화할게.” 지금도 우리 아들 목소리가 생생한데…. 엄마가 해주고 싶은 것도 너무 많은데 우리 아들 한번만 안아보고 만져보고 싶어.
건우야, 형이 이번달에 군대에 간다. 형이 군대 가서 잘 적응하고 잘 생활하고 올 수 있게 건우가 위에서 지켜봐 줘. 사랑하는 우리 아들, 엄마 나중에 갈 때까지 잘 지내고 있어. 그때 여기서 못다 한 거 하자. 사랑해. 사랑해.
김건우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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