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책과 바람을 좋아했던 상준에게
목이 터져라 애타게 불러도, 대답할 수 없는 내 아들 상준이에게.
상준아, 비가 와서 무섭고 힘들지? 예민한 내 아들. 먹는 것도 얼마 안 되고 체력도 바닥이어서 항상 걱정이었는데…. 그래도 큰 탈 없이 함께 오래오래 평범하게 잘 살 줄만 알았는데…. 하지만 이제 상준이를 볼 수도, 만질 수도, 안아볼 수도 없게 됐구나. 이렇게 될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그 춥고 어두운, 무섭고 차가운 바닷속에서 엄마를 얼마나 불렀을까? 엄마랑 헤어지기 싫었지? 그곳을 바라만 보며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이 못난 엄마가 미안해. 엄마를 용서해 줄 수 있겠니?
수학여행 떠나기 전날에도 수학여행 가고 싶지 않다고 몇 번이나 말했지. 무언가 나쁜 예감이 들었던 거니? 엄마도 널 수학여행에 보내기 싫었어. 정말이지 보내기 싫었어. 그런데 친구들이 모두 수학여행 다녀와서 재미있게 웃고 떠들면서 추억을 이야기할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너만 그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할까 봐 가기 싫어하던 수학여행을 보냈단다. 지금에 와서 가슴을 치며 후회하고 있지만, 하나뿐인 내 아들은 돌아오지 않는구나.
상준아, 엄마가 널 사랑한 건 알고 있지? 너와 함께했던 시간 너무 든든하고 고마웠어. 사랑해 상준아. 이제는 편히 쉬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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