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정문.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인턴 여학생 등을 성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서울대 수리과학부 ㄱ교수에 대해 검찰이 자신의 여제자 4명을 상습 성추행해온 혐의 사실을 추가로 밝혀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ㄱ교수를 처음 수사한 경찰은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서울대 제자들 중에서 추가 피해자들이 확인됨에 따라 구속수사를 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성범죄 혐의로 현직 서울대 교수의 구속영장이 청구되기는 처음이다.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부장 윤중기)는 인턴 여학생과 제자 여러 명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상습 강제추행)로 ㄱ교수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은 “사안이 중대하고 도주의 우려가 있어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ㄱ교수는 지난 7월28일 서울 광진구의 한 유원지 벤치에서 세계수학자대회를 준비하며 자신의 일을 돕던 타 대학 출신 인턴 여학생을 무릎에 앉히고 몸의 주요 부위를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영장에서 ㄱ교수가 서울대 제자 4명에 대해서도 만나줄 것을 계속해서 강요하고, 실제로 만난 자리에서는 치마 밑으로 손을 넣거나 껴안고 강제로 입맞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한겨레>에 “다수의 피해자가 검찰에 나가 진술했으며, 진술 내용과 증거는 그동안 우리가 보도자료나 인터뷰를 통해 알린 사실과 같다”고 했다. 앞서 서울대 학생 22명은 ㄱ교수가 저녁에 술을 마시자며 불러낸 뒤 신체 접촉을 하는 등 10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해왔다고 주장한 바 있다.
ㄱ교수의 영장실질심사는 3일 오전 10시30분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린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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