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밤 서울 세종대 대양홀서 공연
시국사건과 노동운동 등으로 수감된 양심수 가족들,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12월은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이 있는 달이었다. 1989년 첫 공연 이후 ‘양밤’으로 불리며 세계인권선언일(12월10일) 즈음에 열리던 이 공연은 해마다 1만여명의 관객이 들 정도로 호응이 컸다. 고 신해철씨를 비롯해 윤도현, 전인권, 김종서 등 유명 가수들이 출연료 없이 무대에 올랐다. ‘인권콘서트’로 이름을 바꾼 2003년에는 박원순 현 서울시장이 사회를 보기도 했다.
2006년 12월 열여덟번째 공연을 끝으로 중단됐던 ‘양밤’이 ‘인권콘서트’라는 이름으로 8년 만에 부활한다. 5일 인권단체연석회의와 세월호참사 국민대책회의 등 53개 단체로 구성된 ‘2014 인권콘서트 준비위원회’는 11일 저녁 7시30분 서울 세종대 대양홀에서 ‘인권콘서트-고단한 시대, 희망의 노래를 부르자’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조용신 준비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들어 세월호 참사 등 사회적 문제들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채 사회적 약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는 인권 문제이기도 하다”고 공연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엔 광주비엔날레에서 논란이 됐던 작품 ‘세월오월’을 출품했던 홍성담 화백과 박래군 인권중심사람 소장,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가 ‘이야기 콘서트’를 펼친다. 가수 안치환, 크라잉넛 등의 공연도 준비돼 있다. 세월호 유가족, 경남 밀양 송전탑 반대 할머니들, 서울 광화문에서 농성 중인 씨앤앰(C&M) 노동자 등이 특별출연한다.
준비위원회는 행사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10만원을 기부하는 형식으로 준비위원을 모으고 있다. 5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50여명 정도가 참여했다. 일반 시민들도 준비위원이 될 수 있다. 티켓(1만원) 구매와 준비위원 등록은 누리집(humanrightsact.org)에서 할 수 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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