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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고양터미널 화재 6개월…피해자들 고통은 진행형

등록 2014-12-10 22:08

10일 경기도 고양시 불이학교 학생들이 지난 5월 고양종합터미널 화재로 중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다 최근 퇴원한 박성린 교사(가운데)에게 힘내라고 응원을 보내고 있다.
10일 경기도 고양시 불이학교 학생들이 지난 5월 고양종합터미널 화재로 중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다 최근 퇴원한 박성린 교사(가운데)에게 힘내라고 응원을 보내고 있다.
“수면제 없이는 하루도 잠 못자”
지난 5월26일 경기도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사고 때 중화상을 입은 채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박성린(39) 교사와 김수빈(가명·17)양이 화상과 트라우마, 망각 증세에다 중금속 오염 치료까지 ‘4중고’를 겪고 있어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한겨레> 6월26일치 14면)

‘중화상’ 대안학교 교사·학생
트라우마·망각증세 등 후유증
“대형 사고 잊혀지는 게 안타까워”

‘학교 이동비용은 지원 어렵다’
가해업체 통보해와 시름 늘어

10일 고양시에 있는 대안학교인 불이학교에서 만난 두 사람은 자신들이 겪은 터미널 화재와 세월호 참사 등 끔찍했던 재난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고 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기자가 되는 꿈을 가진 수빈이는 “퇴원해서 사고 현장에 가봤다. 복구를 마치고 대형 아웃렛이 들어서 사람들이 북적였고 언제 사고가 났는지 옛날 일처럼 잊힌 것 같았다. 나는 아직 이렇게 힘들고 상황은 그대로인데 억울하고 슬펐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사람 목숨보다 돈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바뀌지 않으면 이런 사고는 계속될 것”이라며 “사고 뒤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유쾌하고 충실하게 살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고 당일 강화도로 체험활동을 떠나기 앞서 비상약품을 사러 터미널 에스컬레이터를 탔다가 지하에서 올라온 검은 연기와 맞닥뜨려 쓰러졌다.

다리와 얼굴 등 몸의 30%에 3도 화상을 입은 수빈이는 석 달 만에 퇴원해 2학기부터 치료와 학교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몸의 34%에 화상을 입은 박 교사도 최근 퇴원한 뒤 다음 학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후유증이 심하다. 온몸이 가렵고 망각 증세에다 심리적 불안감으로 손이 떨린다. 수면제 없이는 잠을 못 이루는 날도 많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8월에 실시한 모발 검사에서 납, 카드늄, 안티몬 등 중금속 성분이 정상인보다 최대 10배 높게 검출돼 또 다른 후유증이 있을까 걱정하고 있다. 주치의인 서울 한강성심병원 조윤수 교수는 “중금속 수치가 높게 나온 것은 유독가스 때문으로 추정된다. 장기간 만성노출이 아니어서 몸 안에 중금속 장애가 왔다고는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공사 발주업체인 씨제이(CJ)푸드빌로부터 ‘치료 목적이 아닌 이동 지원은 어렵다’는 통보를 받고 고민이 더 늘었다. 수빈 아버지 김성욱(47)씨는 “재활 차원에서 무리해서라도 학교에 나가고 있는데 잘 서 있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택시비 지원을 끊겠다고 해 울화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씨제이 쪽은 “피해자들이 완쾌될 때까지 책임지고 지원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다만 치료와 관련 없는 비용에 대해선 기준과 원칙을 정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씨제이푸드빌 개점을 앞두고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하다 발생한 고양터미널 화재로 모두 8명이 숨지고 119명이 다쳤다.

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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